국감 맞춰 해외 떠난 재벌 2‧3세···정치권 "국민무시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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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궁색한 해외출국 이유···종합감사 때 재출석 요구할 것"
정몽규 "아시안컵 유치 위한 출장"
김대헌 불출석사유서 제출 직후 정무위서 증인 요청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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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성배 기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된 재벌가 2‧3세들이 해외체류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정치권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국감을 피하기 위한 회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해 실시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필 국감 때 해외출국?…정치권 불쾌감

하지만 이날 정몽규 회장은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은 AFC아시안컵 유치를 위한 해외출장을 불출석 사유로 제출했다. 정 회장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대헌 사장은 불출서 사유서를 제출한 뒤 증인 신청이 철회됐다. 김대헌 사장은 코로나로 인해 떠나지 못했던 신혼여행을 위해 호주 시드니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년 전인 2020년 12월 김민형 전 SBS 아나운서와 결혼했다.

여야 정무위원들은 정 회장의 불출석에 국감 전부터 비판을 쏟아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현대산업개발은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사람이 죽은 데다 하도급 갑질과 대금 지연 등의 불공정 문제가 심각한데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불출석했다"면서 "(불출석은) 국회와 정무위,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산업개발은 하도급 불공정 문제로 이미 여러 차례 처분을 받았다"면서 "정 회장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이후 대표에서 사임하면서 최대주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이 사망한 일보다 축구가 더 중요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국토위와 정무위는 각각 28일과 21일로 예정된 종합감사에 정몽규 회장 등을 증인으로 다시 부르는 것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만일 출석하지 않을 때는 여야 간사 협의로 동행명령장 발부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현산, 국토위 이어 정무위도 대응점수 '빵점'

정몽규 회장과 김대헌 사장의 정무위 국감 불출석이후 민심은 나쁘게 나타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비판적인 글이 공유되고 있다.

HDC에 대한 실망감은 주가로 반영되는 모양새다. HDC의 주가는 개장 이후 전날 대비 약 0.50%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산은 전날인 6일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CSO)가 "업무 분장 상 보상 문제에 관여하고 있지 않은데다, 2월에 취임해 관련 사항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이어 정 회장까지 국감에 불출석하면서 "회피를 위한 출국"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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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교통부 국정감사 증인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익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정 회장이 국감을 피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13년 4대강 사업 관련 문제로 국토위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8년에도 일감몰아주기 등 축구협회 관련 각종 의혹에 증인 채택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불발됐다.

호반그룹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김대헌 사장의 부친인 김상열 전 호반건설 회장은 현재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기소돼 내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여부를 감시하는 데 사용되는 자료다. 이런 상황에서 2세인 김대헌 사장이 공정거래에 관한 국감이 진행되는 시기에 맞춰 2년 전에 치룬 결혼의 신혼여행을 떠난 것.

일각에선 특권의식을 가진 재벌 2‧3세들이 쉽게 대중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창업주 세대와 달리 2‧3세는 비판을 받는 것을 익숙해하지 못한다. 특히 중대재해특별법 이후에는 총알받이로 관리인을 내세우고 뒤로 물러나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 되지 않았나"면서 "5공 청문회 당시 솔직 담백한 모습으로 국민의 호감을 샀던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후대가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귀용 기자 jim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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