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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총 사업비 650조원 사우디 네옴시티 성공 회의적 시각 나오는 이유 3가지

부동산 건설사

총 사업비 650조원 사우디 네옴시티 성공 회의적 시각 나오는 이유 3가지

등록 2022.09.23 17:59

수정 2022.09.24 05:17

김성배

  기자

국토부·대형건설 팀코리아 구성 대규모 수주 꿈 부풀었지만①두바이와 달리 사우디 맥주·고기 불허 엄격···사람들 모일까②사업비 1000조원 마련 계획 안갯속···사우디 제다타워 실패③최고 권력자이자 사업추진 핵심 빈살만 왕세자 인권문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형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라인' 조감도. 사진=네옴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미래형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라인' 조감도. 사진=네옴

총 사업비가 최대 1350조원(건설비용 포함)에 달할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최첨단 미래도시 네옴시티 사업이 성공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등 중동 인프라 경험이 풍부한 대형건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팀 코리아를 구성하겠다고 나서면서 나온 회의적인 시각이라서다.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주도하고 있는 만큼 기대감도 높지만 관가와 일부 업계에선 실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 왜 그럴까. 이슬람 국가가 갖고 있는 문화적 리스크부터 안갯속에 가려진 천문학적인 건설자금 재원마련 계획까지 본지 취재 결과를 토대로 짚어봤다.

①술·육류 등 자유 없는 사우디···글로벌 사람들 모여들까

중동의 홍콩으로 불리는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무슬림 국가이자 석유부국인 UAE 최대도시 중 하나인 두바이는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두바이몰, 중동 최초의 실내 스키장, 세계에서 가장 비싼 호텔인 부르즈 알 아랍 호텔, 세계 최대의 인공섬 등 다양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한 글로벌 도시로 불리운다.

걸프만의 작은 도시인 두바이의 이러한 성공 비결은 다양하게 얘기된다. 법인세 면제 등 자유로운 기업활동부터 인공섬과 인터넷시티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비롯해 세이크 모하메드 왕세자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모두 두바이 대변신의 초석이라는 견해가 맞지만, 화룡정점이되는 파격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무슬림에선 금기시 되는 맥주 등 술과 육류 허용이 그것이다. 두바이(UAE)는 중동국가 중 유일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국가다. 두바이에서는 외국인들에 한해 호텔 등 일부 공간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유흥주점까지 허용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여성들 역시 복장이 자율이다. 두바이가 UAE에서도 이단아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들여다 보자. 사우디, 쿠웨이트, 이란, 리비아 등 중동 국가는 잘 알려진대로 음주를 엄격하게 금지한다.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다가 적발되면 외국인도 감옥에 갈 수 있다.

중동에서도 음주에 가장 엄격한 국가가 바로 사우디다. 사우디에서 술을 마시다가 발각되면 가차없이 형벌이 쏟아진다. 형벌도 무섭다. 현지 경찰한테 그 자리에서 몽둥이로 맞거나 며칠동안 쇠창살 신세를 져야한다. 변호사 선임, '미란다 원칙' 같은걸 들어볼 기회도 없다. 한마디로 음주 자유가 없는 곳이란 의미. 네옴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일부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사우디가 무슬림 율법을 가장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업체나 글로벌 관광객들에겐 적지 않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②650조원 재원 계획도 미지수···사우디 초고층 실패 사례도

사우디의 재원 마련 계획 등 건설자금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25년 1차 완공, 2030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투자액만 총 5000억달러(약 650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본예산(607조7000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1단계 건설사업에만 3200억 달러(약 420조원)이 투입된다. 빈살만 왕세자가 제아무리 세계 최대 부호 중 한명이라고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천문학적인 금액인 셈. 실제 사업비 마련 계획에 대해 사우디측은 구체적인 답변이나 즉답은 피하고 있다. 지난 8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22 GICC(글로벌인프라 협력 콘퍼런스)에 참석한 마나르 알모니프 사우디 아라비아 네옴 신도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희룡 장관과 국내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형건설사 대표들이 참석한 비공개 미팅자리에서 재원조달 계획을 묻는 질문에 "(650조원에 이르는)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단계적, 구체적으로 다양한 주체들과 협의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기업들의 다양한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의 건설사업 참여는 물론 사업 지분 투자도 요청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당시 나오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위기 분석 전문 기관인 메이플크로프트는 "전례 없는 규모와 사업 비용에 비춰볼 때 전체적으로 네옴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도 "과학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도시 계획"이라면서 "아마 예산을 감당하지 못해 좌초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실패 사례도 있다. 사우디는 제다에 1007m 높이의 제다 타워를 2013년 짓기 시작했으나, 불투명한 사업성과 코로나 여파 등으로 2018년 1월 이후 공사를 중단했다. 미국 CNN은 "세계적으로 대규모 건설 사업이 도중에 멈춘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북한의 류경호텔(330m)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 건물이 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③빈살만 왕세자 인권탄압 문제로 궁지

사우디 최고 권력자이자 네옴시티를 추진중인 모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인권 침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점도 넘어야 할 과제다. 미국에 망명 중인 사우디 국적의 칼리드 알자브리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인권 탄압에 대한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허영심이 가득한 계획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실제 그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더해 빈살만은 지난해 6월 아랍권 국가의 카타르 단교, 2016년 초 사우디의 시아파 성직자 47명 집단처형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빈살만은 지난 2017년 반부패위원회를 구성한 직후 왕자 11명, 현직 장관 4명, 전직 장관 수십 명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다. 체포됐던 왕자들은 벌금 명목으로 거액의 재산을 내놓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반부패위원회는 무제한에 가까운 수사권과 여행금지·자산동결 등의 조치를 행사할 수 있어 향후 무함마드 권력 강화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은 모두 제거하는 기구로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편, 그리스어와 아랍어로 '새로운 미래'라는 뜻의 네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는 미래 도시 건설 프로젝트다.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들어선다. 직선 도시 '더 라인', 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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