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탈을 쓴 악동...랜드로버 올 뉴 레인지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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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레인지로버.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

9년 만에 돌아온 럭셔리 끝판왕 '올 뉴 레인지로버' 미래 고객을 향한 진지한 조언이다. 겉은 잘 다듬어진 보석함처럼 보이지만, 달리는 순간 깨어나는 야성에 혼이 빠질 정도다. 젊잖은 척 하나 결국 본색을 드러내는 이중인격車. 헌데 그 변덕스러움이 꽤나 매력적이다.

지난 25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주최한 런칭 행사에서 처음 마주한 올 뉴 레인지로버는 외관부터 고급스러움이 뚝뚝 떨어졌다. 그야말로 '모던 럭셔리'의 결정체였다. 선과 각으로 대변되는 역동성의 멋부림을 최소화하고, 단지 플랫함만으로 고급스러움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이음새 없이 연결된 플러시 글레이징(Flush glazing)기술과 리어 라이트가 차량의 전체 형태와 하나된 듯한 후미의 히든 언틸-릿 라이팅(Hidden-until-lit Lighting) 기술은 마치 하나의 고체를 조각해 차량을 완성한 것 같은 일체감을 준다.

선과 각이 사라졌다고 역동성이 줄어든 건 아니다. 올 뉴 레인지로버의 공기저항계수는 0.30Cd로 낮은 편에 속한다. 공기역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럭셔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외관 색상은 스탠다드 레인지로버 색상 팔레트와 SV 비스포크 프리미엄 팔레트의 14가지 추가 색상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선명한 글로스와 정교한 새틴 마감 디테일, 8가지 디자인의 휠도 선택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외관 색상에 있어선 시그니처 컬러인 '골드' 라인이 가장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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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역시 전반적으로 플랫한 디자인이 가미되면서 내부와 외부의 일체감을 더했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을 보면 기능이 많아지고, 미래차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내부 디자인 자체가 산만한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올 뉴 레인지로버는 운전자를 배려하는 그 많은 기능을 담아놓고도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센터콘솔과 센터페시아의 여러 조작 기능들을 중앙에 위치한 13.1인치 커프드 플로팅 글래스 터치스크린에 모두 담은 결과다. 스크린 조작 또한 간편하고, 화면도 매우 선명해 차량 전반에 대한 상황을 손쉽게 컨트롤 할 수 있다. 스크린에 운전자가 터치하거나 누르면 중앙 디스플레이가 반응하는 햅틱 피드백이 적용되는데 이 경우 화면을 보지 않고도 시스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뗄 필요성을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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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주요 제어 장치는 명확하게 층을 나눠 달아 직관적이고 정교하다. 스티어링 휠에도 실내 테마를 반영한 강한 수평 디자인을 적용해 안정감을 준다. 센터 콘솔의 결이 살아있는 고급스러운 우드 피니셔에는 메탈 소재를 아주 얇게 상감한 마이크로 메탈 인레이를 처음 넣어 기술적 정교함을 보여준다.

여기에 내부 전반의 최고급 세미-아닐란 가죽과 도금 메탈, 핸들 로고와 기어 시프터 등의 세라믹 소재는 '억소리' 나는 고급스러움을 제공한다. 특히 리어 시트와 프런트 시트의 대조적인 투톤 컬러는 단일 컬러와 비교해 시각적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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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은 4인승 좌석의 편안함과 5인승 좌석의 다목적성을 모두 제공한다. 2열 중앙의 암레스트에 장착된 8인치 뒷좌석 터치스크린 컨트롤러는 완벽한 시트 포지션을 위해 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롱 휠베이스 모델에 적용된 이그제큐티브 컴포트 플러스 시트에는 퍼스트 클래스의 승차감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히팅 기능이 포함된 발 받침대와 다리 받침대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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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날 런칭 행사 후 바로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시승 구간은 강원도 홍천의 세이지우드 홍천에서부터 아르고 체험장까지 약 77Km 구간이다. 온 오프로드 구간으로 이뤄졌으며 소요 시간은 3시간 정도 걸렸다.

보기만 해도 닳을 듯한 이 고급스런 차를 굳이 비오는 날씨에 오프로드까지 굴려야 하나 싶었지만, 그럴만 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속도가 붙을 때와 아닐 때,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일 때의 승차감·주행감 차이가 매우 현격했다.

시동을 걸고 속도를 올리자 그 젊잖던 신사는 점점 악동으로 변했다. 가볍게 누른 엑셀 한번에 2.7t(톤)의 육중한 몸이 앞을 박차고 나가는 데 힘이 장사다.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엔진능력이 제대로 실감된다.

다만 속도가 붙어도 차체에서 주는 안정감 덕분에 속도감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올 휠 스티어링 어시스트가 장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함께 작동해 급격한 속도 변화로 인한 차제 움직임을 최소화 했기 때문이다. 가속이나 와인딩 구간에서의 들뜸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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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오프로드 구간에선 말로만 듣던 '사막의 롤스로이스'로 돌변했다. 터치스크린에서 운전 모드를 오프로드로 변경하면 지상고를 75mm와 135mm, 두 단계로 높일 수 있고, 센터콘솔의 다이얼을 돌려 모래, 도강, 진흙 등 지형별로 7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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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레인지로버 지상고 조정 전후 바퀴 모습. 사진=이승연 기자
기본적으로 차체가 크고 지상고를 올리면서 비탈길에서의 덜컹거림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올 뉴 레인지로버는 에어 스프링 볼륨으로 구성된 에어서스펜션은 이 노면의 결함을 차체와 최대한 분리시켜 오프로드 속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게다가 차동제한장치(LSD)인 '액티브 락킹 리어 디퍼렌셜 시스템'은 미끄러운 노면이나 오프로드에서 휠이 회전할 때 차체를 탄탄하게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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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외부에 달린 카메라로 도로 폭과 차량 거리를 조절할 수 있어 오프로드에서의 차량 빠짐을 방어할 수 있다. 도강 능력은 최대 900mm까지 가능하다. 이날 비가 오는 관계로 차량 3분의 1이 물에 잠긴 채로 도강 코스를 진행했는데 시속 5km 이하의 주행에도 물의 저항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만큼 매끄럽게 굴러갔다.

온·오프로드 모두에서 완벽한 만족감을 선사한 올 뉴 레인지로버의 가격은 ▲스탠다드 휠베이스 D35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397만원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2437만원 ▲롱 휠베이스 D35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1007만원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3047만원 ▲7인승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 2억2537만원이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올 뉴 레인지로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2023년, 순수 전기(BEV) 모델은 2024년 출시할 예정이다.

이승연 기자 l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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