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스튜디오 시스템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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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송 드라마는 방송사가 자체 제작하는 것이다. KBS, MBC, SBS 등 방송 드라마들은 그 본사가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이제 꽤 알려지고 있다. 즉 본사 자체 제작이 아니라 외주 제작이다. 90년 후반부터 일부 시작되었고, 외주 제작은 2002년부터 본격 시작되어 이제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KBS는 수목 드라마의 75%, 월화 드라마와 주말 연속극의 100%가 외주 제작이다.

SBS는 아침 드라마와 특집 드라마를 제외하면 100% 외주 제작이다. MBC도 2002년 31.9%, 2021년 59.2%로 4년 만에 2배로 늘었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떼어 주듯 했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외주 제작은 방송사에도 안성맞춤이 되어 갔다. 어차피 채널과 편성권이 지상파 등에 있기 때문이다.

비록 직접 제작은 하지 않아도 단막극 연출은 명맥을 이으려 하고 있을뿐더러 지상파 방송사에 있는 드라마 피디 인력들은 이런 외주 제작에 1명 정도씩 참여한다. 연출 디렉팅 수준과 별도로 해외와 비교할 때 그 기획력이 상당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기획력의 수준을 떠나 어쨌든 지상파의 기획이 위주 제작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다. 따라서 외주 제작이라고 해도 본사의 통제력을 벗어나기 힘들다.

최근 이런 지상파 방송사의 외주 제작 시스템과 다른 인하우스(In-House)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나아가 이는 할리우드와 다른 K 스튜디오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시스템은 주로 종편이나 케이블에서 등장하고 있는 방식이다. 여러 제작사를 방송사가 분할한 자회사가 거느리는 형태이다. 제작사들이 따로따로 드라마를 제작해 방송국에 제안하고 편성을 배분받는 외주방식과는 다르다.

JTBC의 제이콘텐트리, CJ ENM의 스튜디오 드래곤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십여 개의 제작사가 속한 JTBC 스튜디오가 'SLL'(스튜디오 룰루랄라)로 바꾸면서 기획·개발부터 제작, 투자, 유통까지 전 분야를 총괄 경영하는 완성형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기에 이른다. 그만큼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예능 제작사도 보유하고 있다. 기획과 개발은 투자와 제작도 하나의 전체적이고 일관된 흐름 속에서 진행이 되고 편성도 미리 배정받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전체적인 시스템 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나아가 콘텐츠의 원천이 되는 지적재산(IP)의 확보도 기본 로드맵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제작비 예산이다. 기존에는 드라마의 경우 제작비의 약 50~70%를 TV 플랫폼(지상파, 종편, 케이블 PP)의 방영원료로 채운다. 나머지를 제작사가 PPL(협찬, 간접 광고)로 혹여 모자라는 제작비는 그 뒤에 판권 판매(VOD, 전문 채널 또는 해외 판매)를 통한 수익으로 보전한다. 이것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여하간 한국에서는 무엇보다 방송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후 정산 시스템이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된 작품도 방송이 되지 않으며 제작비는 물론 순이익도 기대하기 힘들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드라마를 제작하고도 제때 방송되지 못해 주목을 받지 못하며 제작비 회수도 불투명한 경우를 일정하게 방지한다. 이런 제작비의 한계와 모순은 제작사 폐업은 물론 출연료 미지급사태를 불러오는 고질적인 원인이 되었다. 이를 넘어설 수 있다면 제작사들인 능히 스튜디오 시스템에 속할 수 있다. 다만, 이런 K 스튜디오 시스템은 콘텐츠 런칭 방식에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국내 채널 창 유형이다. 해당 스튜디오 제작한 작품이 먼저 국내 채널에서 런칭해야 하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에서는 다른 나라에 먼저 드라마 등을 선보일 수 없는 것이다. 우선 국내에서 먼저 런칭을 하고 나중에 다른 플랫폼에도 선을 보인다. 이런 방식은 국내 채널의 우위성을 다지고 가입자 확보에 유리하게 하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런 글로벌 채널 창 유형이다. 이러한 방식을 애써 국내 채널 우선권에 집착하지 않는다. 때에 따라서는 해외 채널이나 플랫폼에 공개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따라서 유통 채널을 토종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지 않는다. 따라서. 국내 반응에 관계없이 해외 플랫폼 진출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은 훨씬 제작 스텝이나 연기자들, 방송인들에게 기회를 넓게 제공할 수 있다.

한국의 국내 채널에만 집착할 것이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창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얼마나 잘 확보하고, 이를 다양한 글로벌 채널을 통해서 공개하여 수익을 최대화 다변화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그렇게 얻은 이익의 선순환으로 다시금 좋은 콘텐츠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여러 제작사가 다양한 시도를 했던 분위기 속에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색다른 다크호스 흥행작들이 나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제작사들이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사의 자회사 속에 포함될 때 균일한 콘텐츠의 생산이 염려된다. 또 하나의 과독점이 낳은 다른 양상을 주의해야 할 필요성도 여전하다.

확보하는 기본 지적자산(IP)도 대동소이하게 될 수 있다. 어쨌든 오리지널 작품을 역량 있게 제작할 수 있는 토대의 구축이 우리에게는 너무 중요하다는 점을 글로벌 경영 콘텐츠 전략 차원에서 언제나 견지해야 한다. K 스튜디오 시스템이 좀 더 글로벌 트렌드에 유연하고 개방적인 운영 전략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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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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