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사는 길···"택지개발·주거복지 업무 외엔 다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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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거복지와 토지·주택 상하 분리안 백지화
해체수준으로 개혁하겠다던 정부의지 온데간데
전 LH고위 관계자 "토지주택·임대사업만 해야"
"본질 사업에만 집중하면 자연스레 조직축소"
LH 혁신TF가동 이원재 차관, 고강도 개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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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기관 본연의 업무인 토지주택 개발사업과 공공 임대주택 공급사업(주거복지)외에 모두 버려야 합니다. 예컨대, 주거복지업무는 주력으로 하되 주택조사나 관리 관련 업무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모두 넘겨야 합니다. 더불어 도시재생사업이나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도 민간에게 넘기는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레 인력과 조직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겁니다. LH가 공공기관으로서 살아남고 재차 도약하기위해선 버려야 한 건 다 버리고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LH 최고위직까지 올랐던 전 LH관계자는 LH가 환골탈퇴하며 재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간 조직내에 덕지덕지 붙어있던 군더더기와 같은 사업이나 업무들은 모두 털어내고, 국민 주거복지 기능과 택지개발업무에만 집중하는 진정 본연의 L(토지공사)·H(주택공사)로 돌아가야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하면 조직 인력 축소 등 조직 슬림화 개혁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그는 봤다. 더욱이 LH 주력사업이 아닌 각종 조사나 관리업무를 비롯해 도시재생사업이나, 공공재개발 사업에서도 서서히 손을 떼어 지자체 등에 넘겨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직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LH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게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다. 주택·건설 정책라인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그도 최근 기자와 만나 "초기 문재인 정부와 달리 주택공급 확대에 올인하겠다고 나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선봉에서 주도할 수 있는 기관은 LH뿐이다. 이 때문에 LH기능은 그대로 두는 게 맞다. 더 이상 임직원들의 투기가 나타나지 않게끔 강력한 내부 조치를 취하돼 비대해진 인력이나 조직 축소는 해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국토부 1차관라인 전 고위 관료는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도시 외곽 택지개발 만으로는 주택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공이 참여해 더 효율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도시재개발 사업의 경우 등에는 LH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해외신도시 개발의 경우 G to G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될 필요가 있으면 팀코리아의 중심기관으로 참여하여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에 조직 해체수준으로 개편하겠다던 정부의 개혁의지도 용두사미로 끝나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에서 내놨던 주거복지 부문과 토지·주택부문으로 상하분리하는 정부 개편안은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상황, LH의 경영 여건, 해외사례 등을 정밀하게 분석한 뒤 올해 안에 근본적인 LH 조직·기능·인력 개선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LH가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주택 250만호 공급'을 위한 선봉장 역할을 해야하는 만큼 기관 경고 수준의 조직과 인력 효율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달 3일 LH 혁신점검 TF회의에 나선 이원재 국토부 1차관은 "LH 혁신방안은 단순히 LH차원의 국민 신뢰 회복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정책, 그리고 공공부문 전체에 대한 신뢰와 직접 결부되어 있다"며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엄중한 인식 하에 LH를 보다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같은달 LH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시장 상황에 맞는 LH 역할을 재고민 하겠다"는 차원이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250만가구 공급 등에서 LH 역할도 일정 부분 있는 만큼, 혁신 과정에서 LH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도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단, LH가 최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비롯해 재무위험기관 평가에서도 연이어 옐로우 카드를 받은 점은 향후 정부의 혁신점검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개혁 필요성이 큰 산하기관으로 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을 꼽기도 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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