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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이름을 새겨라"···시중은행 지하철 역명에 목숨거는 까닭

금융 은행

"이름을 새겨라"···시중은행 지하철 역명에 목숨거는 까닭

등록 2022.06.29 16:39

수정 2022.06.30 16:53

정단비

  기자

하나은행 '을지로입구역'·우리금융 '명동역'에 낙찰하나은행 8억원·우리금융 6억5000만원 들여 성공향후 3년간 '하나은행'·'우리금융타운' 역이름 사용"브랜드 인지도 및 이미지 제고 효과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은행들이 지하철역 이름 사들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억 단위의 금액임에도 선뜻 은행들이 부역명 선점에 나서는 데는 '홍보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명병기를 하게 되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자연스레 브랜드를 노출, 인지도 제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교통공사 및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금융은 서울지하철 1~8호선 내 역명병기 유상판매 공개입찰에 참여해 지난 27일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향후 3년간 대상 역의 부역명을 표기할 수 있고 재입찰 없이 1차례(3년) 계약 연장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역명병기 유상판매 입찰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하나은행' 역명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0월부터 을지로입구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역사 내외부 역명판 및 표지판, 노선도, 안내방송 등에서 '하나은행' 역명을 안내받게 된다. 이에 하나금융그룹은 '하나금융타운' 역명이 부기된 인천국제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에 이어 을지로입구역에서도 '하나은행' 역명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우리금융그룹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 '우리금융타운'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이르면 9월 1일부터 각종 안내표지와 차량 안내 방송 등에 명동역을 소개할 때 '우리금융타운'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이 부역명을 얻어내기 위해 들어간 돈도 적지 않다. 하나은행은 을지로입구 주역명 옆에 '하나은행'을 함께 올리기 위해 8억원을 들였고 우리금융은 약 6억5000만원을 투찰했다.

지난 2017년에는 지하철역 이름을 두고 은행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에 하나은행이 역명병기를 따낸 을지로입구역의 경우 지난 6년간 기업은행이 이름을 올렸던 곳이었다. 기업은행은 2016년 당시 3억8000만원을 들여 'IBK기업은행'을 '을지로입구역'이라는 주역명과 함께 쓸 수 있게 됐는데 하나은행 신사옥이 을지로입구역 가까이 위치하면서 문제가 됐다. 결국 하나은행 본점 신사옥과 가까운 1, 2번 출구에 표시됐던 'IBK기업은행'이라는 부역명을 삭제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기업은행은 한차례 역명병기를 연장해 올해까지 을지로입구역에 이름을 올려왔다. 하지만 이번에 연장 계약기간마저 끝나면서 기업은행도 공개입찰에 참여했지만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하나은행에 을지로입구역 부역명 자리를 내주게 됐다.

다른 은행들도 앞서 진행된 역명병기 유상판매에 참여해 부역명을 함께 쓰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하철 9호선 샛강역에서 'KB금융타운'을, 산업은행은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 'KDB산업은행'을, SC제일은행은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SC제일은행'을 부역명으로 쓰고 있다.

은행들이 이처럼 역명병기 유상판매에 적극 나서는데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 목적이 크다. 또한 해당 역이 지닌 상징성을 브랜드 이미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SC제일은행은 자체 조사결과를 통해 역명병기 최초 계약시점인 2017년 6월 대비 2019년 말 브랜드 인지도가 3%포인트 향상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하철역에 이름이 함께 쓰여있으면 지하철 이용객들이 지나다니면서 볼 수 있고 안내 방송도 돼 여러모로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며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많아 활력이 넘치는 지역이나 금융중심지 같은 지역의 역 이름을 함께 쓰게 되면 해당 역의 상징적인 의미도 가져갈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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