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꺾인 가계 빚···지속 가능성엔 '물음표'

등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전분기 대비 0.6조원 ↓
주택매매거래 둔화·대출규제·금리 상승 영향
DSR규제·금리 인상 등 대출 억제 효과 있지만
4월 가계대출 증가세 전환···추이 지켜봐야

thumbanil 이미지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
주택매매거래 둔화와 가계대출 관리 강화, 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가계빚이 9년만에 꺾였다. 가계대출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 완화에 4월 가계대출이 소폭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 주요 특징'을 보면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000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 2013년 1분기 9000억원 감소한 이후 첫 감소다.

가계신용은 일반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 등을 합한 금액으로 가계부문에 대한 신용공급 상황 및 규모를 파악하는데 쓰인다. 가계대출은 일반가계에 대한 금융기관 등의 대출을 뜻한다.

가계대출 잔액은 175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폭이 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12조7000억원 보다 줄었다. 이는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전분기 9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는 정부 및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예금은행에서 4조5000억원 감소했고 비은행예급취급기관은 2조5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에서는 5조5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기타금융중개회사 등을 중심으로 증가로 전환했다.

카드사용액을 포함하는 판매신용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등에 따라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8000억원 증가했다. 향후 민간소비 활성화 여부에 따라 증감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주택 거래 둔화 등으로 작년 4분기보다 축소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과 정부·금융기관의 관리 강화 등으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명목GDP(국내총생산)에서 가계신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4분기 이후 둔화되고 이는 올해 1·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감소세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 규제 완화 노력 등 때문에 4월에 다시 소폭 늘었으나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주택매매 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4월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1조2000억원 늘었고 은행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가계대출 수요가 여전하단 뜻으로 대출 규제로 억눌러져 있지만 금융권이 규제를 완화하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에서는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주담대의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연장했고 신용대출 역시 10년 만기 상품을 일제히 내놨다. 보험사 역시 최대 40년 만기 주담대를 내놨다. 만기 연장 시 한달에 부담하는 원리금이 줄어들고 대출 한도도 확대되는 등의 효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다만 증가세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가 전망됐지만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오는 7월부터 DSR 3단계 규제가 적용된다.

오는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1억원이 넘는 차주는 은행 기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7000만원이면 1년간 갚아야 할 원리금은 2800만원 수준이 된다.

기준금리 인상 역시 대출을 억누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시중 대출 금리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서면서 한은이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미 주담대 금리가 연내 7%에 다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보다 더 오르게 되면 대출 이자 부담은 눈덩이 처럼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송 팀장은 "금융위기 때에는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컸고, 지금은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가계가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출을 추가로 늘리지 않거나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관련기사

더보기
ad
최상단상단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