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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보단 숙부'···금호석유, 올해도 경영권 수성 힘 실리나

'조카보단 숙부'···금호석유, 올해도 경영권 수성 힘 실리나

등록 2022.03.18 17:30

이세정

  기자

의결권 자문사들, 주총 앞두고 속속 찬반 권고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 의결권 행사에 결정적 영향ISS·글라스루이스·한국ESG연구소, 사측 의안 찬성박철완 전 상무 의안, KCGS만 손 들어줘···3대1 형국작년 주총서도 사측 유리, 표대결 결과에 그대로 반영

'조카보단 숙부'···금호석유, 올해도 경영권 수성 힘 실리나 기사의 사진

경영권 분쟁 2차전이 발발한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박찬구 회장 측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자문사 권고안은 주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사측 안건에 찬성을 권유한 자문사들이 더 많았고, 이는 표대결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올해 주총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 회장 측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오는 25일 오전 9시 제45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올해 주총 안건으로는 사측과 박철완 전 상무 측 의안이 모두 상정됐다. 각 의안들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표대결이 예고된 상태다.

우선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사측은 배당과 관련해 보통주 1주당 1만원, 우선주 1주당 1만50원을 이익배당 의안으로 올렸다. 또 사외이사 후보로는 박상수 경희대 명예교수와 박영우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 이사를 추천했다.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후보로도 오른 박 명예교수는 기획예산처 기금운용평가단장,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 한국재무학회 회장,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재무·금융·리스크 관리·정책 부문 전문가다. 박 이사는 UNEP에서 한국인 최초 아시아태평양지역 사무소 대표를 역임한 기후변화 전문가로, ESG경영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경영권 공격에 나선 박 전 상무는 배당 안건으로 보통주당 1만4900원, 우선주당 1만4950원을 제안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성용 전 신한DS 대표이사 사장(감사위원)과 함상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를 확정했다. 이 전 사장은 AT커니와 베인앤컴퍼니, 엑시온 컨설팅 등을 두루 거친 경영 컨설팅 전문가다. 함 명예교수는 KDI 선임연구위원과 국제정책대학원 원장, 재정경제부 경제개발협력기금 자문위원 등의 경력을 갖춘 재무 전문가다.

현재까지 금호석화 주총 안건에 대해 찬반 의견을 제시한 의결권 자문사는 세계 양대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루이스, 국내 자문사인 한국ESG연구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총 4곳이다. 이 중 3곳은 사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권유했고, 단 1곳만이 박 전 상무 측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

박 회장 측 안건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은 ISS와 글라스루이스, 한국ESG연구소다. ISS는 금호석화의 운영실적이 탄탄했고, 배당정책을 실질적으로 개선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비핵심 자산 매각과 자사주 운영 계획을 발표한 만큼, 경영진이 주주친화적 자산운용정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봤다. 글라스루이스 역시 금호석화가 올해 별도 순이익의 20~25% 수준인 기존 배당 정책을 초과하는 배당금을 책정한 만큼,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ESG연구소도 사측 주당 현금배당금이 적정 수준이라고 계산했다.

사외이사 후보와 관련해서도 ISS와 글라스루이스, 한국ESG연구소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ISS는 지난해 박 회장의 등기이사와 대표이 사임,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ESG위원회 등 지배구조와 이사회 감시 기능이 강화됐다고 언급했다. 글라스루이스는 사측이 지배구조를 개선해 왔고, 사외이사 후보들이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박 전 상무 측 의안에 대해서는 KCGS가 찬성표를 행사하라고 권고했다. KCGS는 사측의 과다한 현금보유를 지적하며, 연결 재무제표 기준의 배당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이 전 사장에 대해서는 "중장기 성장전략에 비춰볼 때 M&A 전문가가 선임될 경우, 이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자문사간 의견이 갈렸지만, 더 많은 찬성 권유를 받은 쪽은 박 회장이었다. 당시 ISS는 사측 배당안과 정관 변경안, 사내·외이사 선임안 등을 전부 찬성해야 한다고 했다. 글라스루이스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1인과 사외이사 후보 3인 중 2명에 대해서만 찬성표를 행사하라고 했다. 또 KCGS는 사측의 이사 선임안에 대해 찬성 투표를 권고했다.

박 전 상무 측의 경우 서스틴베스트는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모든 의안에 찬성표를 행사하라고 했지만, ISS는 '전부 반대표를 행사하라'며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글라스루이스는 배당과 정관 변경,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1인에만 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주총 표대결 결과, 완승을 거둔 쪽은 박 회장이었다. 사측이 상정한 안건의 경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정관 변경안만 제외하고 모두 가결됐다. 박 전 상무 측이 올린 11개 의안 중 2개는 자동폐기됐고, 9개 의안은 부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의결권 권고안을 내놓지 않은 글로벌 자문사들이 존재하는 만큼,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면서도 "현재까진 사측이 우세한 형국"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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