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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파나소닉도 미국에 공장···한중일 '배터리 전쟁'

CATL·파나소닉도 미국에 공장···한중일 '배터리 전쟁'

등록 2022.03.07 17:57

장기영

  기자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 경쟁 치열1위 CATL·2위 LG엔솔·3위 파나소닉 격돌韓배터리 3사, 2025년 美 설비 70% 차지기술·가격 경쟁력 높이고 안전성 확보해야

배터리 3사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배터리 3사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추진 현황. 그래픽=박혜수 기자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중국 CATL과 3위 일본 파나소닉이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한중일 3국 배터리 제조사간 북미시장 공략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세계 2위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가 배터리 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차와의 끈끈한 동맹을 바탕으로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CATL·파나소닉, 미국 공장 건설 추진 = 7일 각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CATL은 최근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자국 내수를 등에 업은 CATL이 독일 이외에 해외 공장 건설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ATL은 주요 고객사인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의 협상 결렬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중간 갈등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제재 우려가 높아지자 현지 공장 설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CATL은 이미 2020년 미국 켄터키주 글래스고 소재 공장 건물과 부지 일부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도 미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가 텍사스주에 건설하는 새 공장과 가까운 남부 오클라호마주 또는 중서부 캔자스주에 수천억엔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최대 배터리 공급사인 파나소닉은 해당 공장에서 대용량 신형 배터리를 생산해 테슬라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CATL과 3위 파나소닉이 나란히 미국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북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연간 전 세계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의 배터리 사용량 기준 점유율 1위는 CATL로 32.6%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20.3%로 2위,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12.2%로 3위다. 국내 다른 배터리 회사인 SK온은 5.6%, 삼성SDI는 4.5%의 점유율로 각각 5위, 6위에 올랐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36.5%로 1위다. 2위 파나소닉은 24%, 3위 CATL은 1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중국계 업체들의 대공습 속에서 국내 3사 모두 나름대로 꾸준한 성장 추세를 지키면서 선방했다"면서도 "중국계 업체들의 해외 공략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어 2022년에도 국내 3사에 다양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추이. 그래픽=박혜수 기자

◇韓배터리 3사, 글로벌 완성차와 공격 투자 = 중국과 일본 배터리 제조사의 공세에 맞서는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북미지역은 이미 70% 이상의 점유율 차지하고 있는 유럽과 함께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최대 공략 지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에너지부(DOE)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내에 건설 예정인 13개 대규모 배터리 생산 설비 중 11개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 관련 설비다.

현재 추진 중인 건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 설비는 미국 전체 배터리 생산 설비의 70%를 차지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GM과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제3합작공장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하기로 했으며, 제4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제3공장은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5년 1단계 양산을 시작하며, 연간 50기가와트시(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전기차 약 7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현재 건설 중인 제1공장과 제2공장을 포함한 전체 합작공장의 연간 생산능력 목표를 120GWh 이상으로 정했다. 제1공장은 올해, 제2공장은 내년 양산을 시작하며, 각 35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0월 다른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도 연간 생산능력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홀랜드 단독공장 증설도 추진해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을 5GWh에서 2025년 25GWh로 5배 늘릴 예정이다.

SK온은 다른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사 블루오벌(BlueOval)SK를 설립해 오는 2025~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테네시주, 켄터키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총 129GWh로, 미국 내 배터리 설비 투자 역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단독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2022~2023년 연간 생산능력 총 21.5GWh 규모의 제1·2공장을 차례로 가동한다.

이 밖에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에 연간 생산능력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2025년 상반기 가동을 시작해 생산능력을 2배 수준인 40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현재 스텔란티스 외에 다른 완성차 업체와도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대표이사. 그래픽=박혜수 기자국내 배터리 3사 대표이사. 그래픽=박혜수 기자

◇기술·가격·안전성 경쟁력 따라 성패 = 한중일 3국 배터리 제조사간 북미시장 공략 경쟁의 성패는 기술과 가격 경쟁력에 달려 있다.

중국 배터리업계는 국내 배터리회사가 주력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리튬과 인산철을 원재료로 만들어 NCM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약 10~20% 저렴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무거운 데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순간 출력이 약하고 주행거리가 짧다.

NCM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원재료를 사용해 가격이 비싸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긴 것이 장점이다.

중국계 배터리회사들은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와 전문 인력 채용을 통해 LFP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배터리 셀에서 모듈, 팩으로 이어지는 기존 제조 공정 대신 셀을 팩에 바로 연결하는 'CTP(Cell to Pack)', 차체와 배터리를 일체화하는 '셀투샤시(Cell to Chassis)' 기술이 대표적인 예다.

CATL의 경우 지난해 가격이 삼원계 배터리의 절반 수준인 나트륨이온 배터리 자체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나트륨 이온배터리는 15분만에 배터리 80%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영하 20도에서도 90%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유지한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테슬라에 공급한 기존 배터리보다 용량을 5배, 출력을 6배, 주행거리를 16% 늘리고 충전 속도도 빨라진 '4680'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를 뜻한다. 테슬라는 4680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업계는 테슬라 4680 배터리 대량 양산 이후를 대비할 것"이라며 "이 배터리가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맞서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재 배터리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출력을 높이기 위해 양극재의 니켈 함량을 80%, 90%로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로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고체 전지의 경우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두 가지 종류를 모두 개발 중이다.

리튬황 전지는 경량화와 가격 경쟁력에서 장점이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수명과 성능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등과 같은 비행체 중심으로 신시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미화 3000만달러(약 353억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양측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온은 배터리 에너지밀도 930Wh/L 이상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약 700Wh/L 수준이다.

지난해 GM 전기차 리콜 사태 등으로 불거진 배터리 안전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배터리 화재 위험과 관련된 안전성은 고객사의 신뢰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와 리콜 사태로 계열사 LG전자와 함께 총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을 떠안았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GM이 공동 실시한 화재 원인 조사에서는 배터리 분리막 밀림과 음극탭 단선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최근 사내 보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배터리가 에너지 밀도를 점점 높이면서 화재 위험 요인 또한 늘어남에 안전성 확보가 배터리 산업의 미래에 가장 큰 차별성이 될 것"이라며 "일단 배터리에서 화재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화재가 나더라도 번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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