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WM·디지털 집중 육성···피크아웃 우려 잠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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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덕 본 증권업계, 年실적 최대치 경신
최소 5개 증권사 사상 첫 ‘1조 클럽’ 가입
올해 거래대금 감소에 실적 둔화 불가피
증시 불안 속 새판 짜기···도약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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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2021년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국내외 증시 호황과 ‘IPO 대어’들의 홍수 속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꿈의 실적으로 불리던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증권사도 최소 5곳 이상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거래대금 감소는 연초 증시 불안과 맞물리며 가속도가 붙고 있다. 동·서학개미의 이탈 속 2021년 기저효과에 대한 부담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시기다. 이에 증권사들은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 디지털 전환 등 새 전략을 모색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7개 증권사(미래·한국·NH·삼성·키움·메리츠·대신)의 2021년 평균 연간 영업이익은 1조2927억원이 될 전망이다. 잠정 실적을 공시한 NH투자증권(1조3166억원)을 비롯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1조5000억원), 미래에셋증권(1조4900억원), 삼성증권(1조2600억원), 키움증권(1조1700억원) 등은 영업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9700억원)과 대신증권(9100억원)은 전년대비 각각 17%, 28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익 7295억원을 기록한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5397억원), 하나금융투자(4013억원)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거래대금 폭증,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 등에 힘입어 유례없는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상반기엔 국내증시가 불을 뿜었고 하반기엔 해외증시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거래대금 규모가 유지됐다. 특히 리테일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지난해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만 9098억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IB 수익도 눈부신 한 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PO는 14조5225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인 2017년(5조8893억원)보다 2.5배 성장했다. IPO 건수도 110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투자 실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IPO 시장이 초호황을 맞이하며 수수료 수익이 급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증권업종 4분기 순이익은 브로커리지와 운용부문 실적 감소가 예상되지만 해외주식 성과가 양호했기 때문에 전년동기대비로는 20%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불안에 거래대금 급감…실적 둔화 불가피
대한민국 증권시장 개장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증권사들이 쏟아졌지만 올해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증시 활황에 정점을 찍었던 증권업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세적 하향세에 접어든 상태다. 리테일 부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했던 지난해 실적을 이어가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6조원에 달했지만 연말 들어 10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2020년 5월에 기록한 9조9570억원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치다. 경기 불안감 확산으로 각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증시 자금 유입이 줄어드는 것도 부담으로 꼽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은 여전히 높지만 하락세가 뚜렷하다”며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4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반적인 운용이익이 악화된 것도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이 급감한 이유는 국내 증시의 동력이 떨어지면서 미국 주식 또는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특히 ‘동학개미운동’으로 증시를 끌어올렸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이 크게 식은 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전 분기 대비 34.7% 가량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4분기 실적도 선방한 것으로 전망된다.


◇새 판 짜는 증권사들…돌파구는 ‘IB‧WM‧디지털’
주요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모멘텀 약화에 대응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증권업계 새판짜기의 핵심사업은 IB가 첫 손에 꼽힌다. 증권사들은 IPO를 비롯해 M&A(인수합병), 부동산, 채권 등에서 각자의 역량을 살려 경쟁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은 IB조직을 기존 2총괄 16부문에서 5총괄 19부문으로 넓혔고, 한국투자증권은 대표이사 직속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해외 IB 사업에 나섰다. IB총괄본부를 3개로 늘린 KB증권도 해외채권 발행 경쟁력과 기업금융 영업 커버리지를 키웠고, NH투자증권 역시 M&A 자문 조직과 부동산금융본부를 확대했다.

이미 지난해 매출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은 IB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3386억원)에 힘입어 ‘영업익 1조 클럽’ 가입 축포를 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신청한 키움증권도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1400억원에 달하는 IB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IPO 담당조직을 4개 부서로 확대해 ECM본부에 힘을 실은 KB증권은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한 건으로 196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SSG닷컴,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어급 IPO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공모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역대급 IPO 수수료 잔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WM 부문도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을 좌우할 중요한 먹거리다. 올해 삼성증권은 초고액 자산가 서비스 전담 본부인 ‘SNI전략본부’ 내 기능을 강화하는 등 WM조직을 재정비했다. 프리미어 블루본부 산하에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신설한 NH투자증권도 초고액자산가를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KB증권은 기존 WM총괄본부를 고객·채널 전략 중심의 WM영업총괄본부와 WM투자전략과 상품·서비스 제공 중심의 WM솔루션총괄본부로 나눠 전문성을 강화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신설한 WM전략본부를 통해 WM고객 및 채널별 특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증권업계는 비대면 문화 확산에 대응해 젊은층을 겨낭한 ‘디지털 전환’에도 적극 나섰다. 하나금융투자는 디지털본부와 CIO조직을 통합한 대표이사 직속 ICT그룹을 신설했고, 디지털그룹을 만든 신한금융투자도 디지털 고객을 위한 효율적 자산관리 서비스와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우려와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 축소로 증권사들의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WM과 IB부문의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이익감소는 10% 내외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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