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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법정 다툼 가열되는데···인수 물밑작업 속도

남양유업 법정 다툼 가열되는데···인수 물밑작업 속도

등록 2022.01.11 16:00

수정 2022.01.11 16:20

김민지

  기자

남양유업, 자문단 파견된 대유위니아 임직원 ‘요직’에 배치한앤코 “홍 회장이 SPA 명시한 배타적 협상권 침해한 것”LKB “김앤장 ‘쌍방대리’ 사실 몰라···배임적 대리행위” 주장法, 이면 합의 증명·배타적 협상권 침해 아닌 근거 제시해야

남양유업 법정 다툼 가열되는데···인수 물밑작업 속도 기사의 사진

경영권을 두고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한앤코)의 법정 다툼이 점점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남양유업과 조건부 인수 계약을 체결한 대유위니아는 남양유업 인수합병(M&A) 물밑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과 한앤코의 이면 합의를 법원이 인정할 것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원이 한앤코 측의 손을 두 번이나 들어줬고 최근 진행된 계약이행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EH 홍 회장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LKB앤파트너스(LKB)는 법원이 지적한 사안에 대한 추가 자료를 제출해 인정을 받아야 할 부담이 커졌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대유위니아와 경영정상화 협력을 체결했다. 이에 대유위니아는 자사 임직원을 남양유업에 자문단으로 파견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정기 임원인사 발표 이후 6일 만에 또 한 번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기존에 없던 ‘총괄’, ‘실장’ 직책을 만들어 대유위니아 임직원을 배치한 것이 골자다.

대유위니아 사외이사를 맡아온 박현철 변호사는 남양유업 영업본부와 마케팅실을 총괄하는 매니지먼트 총괄에 선임됐다. 신중철 위니아딤채 전무는 영업본부장에, 마케팅실장엔 성교원 상무를 발령했다. 이 외 기획지원실장과 경영기획담당, 디자인담당에도 대유위니아 실무자를 투입했다.

이와 동시에 남양유업은 대유위니아 직원들이 이용하는 사내 복지몰과 연동 작업도 진행하며 한앤코와의 공방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현재 한앤코와 남양유업은 경영권을 두고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9월에는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금지와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으로부터 인용 판결을 받았다. 이어 한앤코는 거래종결 이행 촉구 소송을 제기했고 12월에는 대유위니아와 계약이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은 두 차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고 소송전은 한앤코가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가운데 홍 회장이한앤코와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 전 양 측의 법률 대리인이 김앤장법률사무소(김앤장) 소속이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 회장 측은 김앤장의 ‘쌍방대리’가 남양에 불리한 계약을 끌어냈기 때문에 양측의 SPA 체결은 성립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홍 회장 측의 법률대리인인 LKB의 주장을 종합하면 홍 회장은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에게 한상원 한앤코 대표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SPA 체결 과정에서 한앤코에 디저트 브랜드 ‘백미당’을 매각에서 제외하고 임원진 예우 등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 회장은 이 확약 사항을 확실히 하기 위해 SPA 당일 새벽에도 함 대표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조건은 계약서에서 누락됐고 한앤코 측 도장 날인도 없었다는 게 남양유업 측 설명이다. LKB는 김앤장 변호사가 한앤코 도장이 날인되지 않은 계약서에 홍 회장의 도장을 찍었기 때문에 법률자문이 아닌 법률대리를 한 것이고 이는 쌍방대리를 금지하는 변호사법에 위배되는 ‘배임적 대리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앤장은 지난 6일 “홍 회장이 주장하는 김앤장의 배임적 법률대리 행위 등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홍 회장의 거짓 주장이 반복돼 김앤장이 피해를 볼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계약이행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에서도 LKB는 김앤장의 쌍방대리와 배임적 대리행위를 지적했다. 홍 회장 측 법률자문을 맡았던 김앤장 변호사가 계약서에 홍 회장에 불리한 조항을 넣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판사가 “그렇다면 배임행위에 해당하는데 이와 관련해 해당 변호사에 소송을 제기했냐”고 물었고 LKB는 “아직까진 없다”고 답했다.

이날 대유위니아와 남양유업의 조건부 계약이 한앤코와의 SPA에서 명시한 ‘배타적 협상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앤코 법률대리인 화우는 대유위니아가 남양유업에 자문단을 파견한 것에 대해 “배타적 협상권에 따라 사업 기밀 등 중요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판사는 “화우 측의 기밀제공 우려에 대한 주장이 일리가 있기 때문에 LKB는 대유와의 새 계약이 배타적 협상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LKB는 “근거자료 등을 보충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홍 회장 측이 한앤코와 ‘백미당’을 매각에서 제외하고 임원진 예우 등 사전 합의했는지 등 이면 합의 여부를 법원에 인정받기 위해서는 추가 증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유위니아의 자문단 파견이 배타적 협상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근거도 제시해야 한다.

한편, SPA 체결 이행을 둘러싼 본 소송은 오는 13일 두 번째 변론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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