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ESG경영이 바꿔놓은 삼성의 CES 기조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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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삼성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은 지난해 대비 30배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제조할 계획이며, 3년 안에 모든 모바일 기기와 가전 제품에 재활용 재료를 사용할 것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열린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기조연설 현장.

첨단 기술의 경연장인 세계 최대 가전쇼(CES) 무대에 오른 한종희 부회장의 메시지에는 친환경 이슈로 가득 찼다.

삼성전자는 기술로 환경·사회 문제를 해결해 ‘지속가능한 일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또 제품 제조 과정에서 탄소와 폐기물을 줄이고 다른 기업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분명한 것은 한 부회장이 준비한 30분이 넘는 분량의 기조연설은 글로벌 업계와 소비자를 하나로 묶는 사용자 경험과 고도화된 연결을 강조한 것이었다. 즉, 삼성이 보유한 기술력의 과시다.

그럼에도 기자에 눈에 연설의 핵심은 삼성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도전과 노력에 대한 메시지로 읽혔다.

한 부회장 역시 기조연설 초반부에 “매년 CES에서 우리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로봇공학 및 5G 같은 진화된 기술을 보여줬으나 이번 CES에서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첨단 기술 소개에는 힘을 뺐다는 의미였다.

2년 전에도 삼성은 김현석 전 사장이 지능형 로봇 ‘볼리’를 무대에 올려놓고 기술을 한껏 뽐내지 않았는가.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제조업계는 환경·사회 비중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긴 어렵다.

한 부회장은 기조연설 무대에서 “우리는 멋진 제품과 연결된 경험뿐 아니라 더 나은 건강한 지구를 원한다. 가전제품 선두주자로 우리는 환경을 보호하고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SG경영에 대한 삼성의 과제는 이번 CES에서 한 부회장의 목소리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신기술 소개보단 삼성이 그간 노력해온 탄소 배출 감축 내용은 기조연설의 무대 배경 화면을 장식할 정도였다.

한 부회장은 “제조업 부문에서 삼성이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기기의 제품 생산주기에 걸쳐 탄소배출 감소 인증을 받았고, 지난해 삼성의 탄소 발자국 인증 칩은 탄소 배출량을 70만톤이나 줄이는데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한 부회장은 또 “개방형 혁신과 협업은 기후 변화 및 환경 보호와 싸울 수 있는 열쇠”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기술인 ‘솔라셀 리모컨’을 외부 업체에 개방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솔라셀 리모컨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개발한 건전지 없애고 실내조명으로 충전이 가능토록 한 리모컨이다. 이같은 특허 기술을 개방한다는 것은 무한 경쟁 시대 유수 글로벌 기업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1등 기업 혼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지난 20년 간 산업 변화보다 팬데믹 이후 2년간의 변화가 세상을 더욱 빠르게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협업은 기본이고 생존을 위해선 적과의 동침도 불사해야 한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한 부회장의 연설에 뒤늦게 박수를 보낸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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