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국회 문턱 넘나

등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논란以法] 국회 환노위 논의 시작
노동계·경영계 찬반 의견 ‘팽팽’
“모든 노동자들에 차별 없이 적용돼야”
“소상공인·영세기업 경영에 치명적 위협”

thumbanil 이미지 확대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윤준병 이수진 장철민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등 환노위 의원들과 노동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근로기준법 전면적용 법안 법안심사소위 통과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들은 각각 적용 범위에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의 찬반 입장이 확고한 입장이어서 합의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양측의 표심을 고려해야 하는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은 법 개정에 미온적인 태도에 그치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개정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법안 심사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국회 환노위는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를 열고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 연차휴가와 야간·휴일 가산 수당, 노동위원회 구제 신청 등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하는 모든 권리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핵심은 근로기준법 제11조다. 제11조 제1항에서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제한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해고·부당 전보에 대한 제한이나 노동시간 및 연차·공휴일, 연장·야간·휴일 수당 등 근로기준법의 보호 조항에서 배제돼 있다.

우선 여야는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데에는 원칙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해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발의된 개정안 내용을 비교하면 확대 적용 범위에서 큰 차이가 있어 여야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의 개정안은 아예 제11조의 ‘상시 5명 이상’ 부분을 삭제해 사업장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의 대상이 되도록 했다. 이에 비해 이수진 민주당(비례대표)의 개정안은 근로시간, 연장근로의 제한, 해고 등의 제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우선 재고용, 해고 사유 등의 서면통지, 부당해고 등의 구제신청 및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등 일부 규정만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같은 당의 윤준병 의원 개정안 역시 이 의원 안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윤 의원의 개정안은 5인 미만 사업장이 대두분 영세사업장인 현실을 감안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휴업 수당, 근로시간 및 휴가, 취업 규칙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예외 조항을 포함시켰다.

야당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의 개정안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적용할 경우 일정 예산 지원을 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데 그쳤다. 같은 당 황보승희 의원의 개정안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를 적용하는 내용만 담고 있다.

전날 고용노동소위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도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법 적용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소상공인 측은 현실적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은 “350만 명의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인권침해를 당하고 고통을 받고 있는 얘기들이 끊임없이 국회에 들려 오고 있다”며 “또 사업장을 쪼개는 가짜 5인 미만 사업장도 상당히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이 지금 당장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강 의원은 “소상공인들, 특히 음식점업 숫자를 줄이면서 오히려 반대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 그분들이 힘들게 일하는 것보다 좋은 중소상공인 업체에서 일하게 만드는 방식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해서 차별을 두지 않고 근본적으로 바꿔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진술인으로 출석한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경영의 일자리 창출에 치명적인 위협을 준다”며 “지금 논의되고 있는 법률안에 대해 현재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힘든 업종이 있다. PC방, 노래방, 호프집, 전시업종, 실내체육시설에는 직격탄이다. 고용 절벽과 폐업이라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소상공인들은 생산과 서비스 인력밖에 없는데 어떻게 감당하느냐”며 “인프라 시설도 안 돼 있는데 법으로 규정한다면 다 범법자가 될 것이 뻔하다”며 반대했다.


노동계와 중소기업계 역시 법안 개정을 놓고 서로 날카롭게 대치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에서 “어떤 노동자이건 해고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평등하게 쉴 권리, 안전하게 일할 권리, 그 어떤 권리도 중요치 않은 것이 없다. 뺄 것도 없다”며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법을 회피하고, 하청의 말단에서 고통받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착취해 이득을 보는 자들을 더 이상 놔두어서도 안 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역시 “노동자들에게 평등하게 차별 없이 적용돼야 한다”며 “이미 노동자들은 충분히 기다려 왔다. 또다시 입법이 미뤄지거나 차별하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는 5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내년도 최저임금 5.1% 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무리한 입법 추진은 결국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근로자들을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와 국회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은 이와 관련해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아직 해당 사안에 대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은 상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5일 한국노총 지도부 간담회에서 “대원칙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사측에만 부담을 지우면 지불 능력이 없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문장원 기자 moon334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관련기사

더보기
ad
최상단상단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