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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대장주’ 예고한 현대엔지니어링, 수익성 개선이 관건

[IPO열전]‘건설 대장주’ 예고한 현대엔지니어링, 수익성 개선이 관건

등록 2021.12.14 13:49

허지은

  기자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 6조원···상반기 10조원보다 ‘현실화’3분기 실적 부진·대선 등 업황 불확실성 커져영업이익률·ROE 경쟁사보다 낮아···“미래 전략 확인돼야”

‘건설 대장주’ 예고한 현대엔지니어링, 수익성 개선이 관건 기사의 사진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2월 코스피에 입성한다. 희망 공모가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6조원으로 모회사 현대건설을 제치고 건설 대장주에 등극할 전망이다. 당초 회사가 목표했던 시총 10조원 대비 공모가는 낮아졌지만, 전문가들은 영업이익과 수익성 개선 등이 IPO(기업공개)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2022년 1월 25~26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월 3~4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상장 예정일은 2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974년 설립된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화공, 전력, 건축, 주택, 인프라·환경, 자산관리사업을 영위 중인 종합건설기업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조3907억원, 영업이익 3142억원, 순이익 2432억원을 기록했다. 보유 현금에서 순차입금을 뺀 순현금이 3분기 기준 1조8000억원으로, 10대 건설사 중 모회사 현대건설과 함께 현금 보유량이 가장 많은 회사로 꼽힌다.

◇낮아진 눈높이···“공모가 책정, 보수적인 수준”=희망 공모가 밴드는 5만7900~7만5700원이다. 공모가는 주당 평가액 8만8958원에 14.90~34.91%의 할인율을 적용해 책정됐다.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4조6300~6조500억원이다. 2022년 2월 상장시까지 경쟁사 시총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건설 업종 내 시가총액 2위(공모가 하단) 혹은 1위(공모가 상단)를 기록할 전망이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IPO 진행 과정에서 기업 목표 시총을 10조원대로 점쳤다. 하지만 경쟁기업인 주요 건설사들이 3분기 실적 부진으로 하반기 들어 주가가 하락했고, 대선을 앞두고 정책 방향성에 따른 섹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모가 밴드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낮아진 공모가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우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여러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공모가가 현실화됐고, 추후 불확실성이 걷힐 경우 기업가치 상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지분에 대한 추가 구주매출이 단기에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IPO를 통해 정 회장은 534만주를 매출해 최소 3093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정몽구 명예회장(142만936주)은 823억원을, 현대글로비스(201만3174주)는 1166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최대주주 현대건설의 구주매출은 없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밴드는 회사의 내년 예상 순현금 2조5000억원을 고려할 때 EV/EBITDA 4~5배 수준으로 보수적인 수준”이라며 “대형 건설주의 상반기 랠리 당시 EV/EBITDA가 8배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할 때 여러 리스크를 감안한 공모 밴드”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수준의 예상 공모가 밴드가 시사하는 것은 결국 상장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정 회장이 이번 IPO를 통해 534만주를 처분하지만 추가 구주매출이 단기에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따른 현대건설의 수급 리스크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 대비 수익성 낮아···“미래 전략 설득력이 관건”=다만 경쟁사 대비 낮은 수익성은 따져볼 부분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 규모는 주요 건설사들과 유사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최대 절반 이상 낮았다.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 역시 8.5~8.6%로 10%를 넘는 GS·대우·DL 등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제시한 2021년 예상 매출은 7조5000억원이다. 2021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5.8%가 4분기에도 이어진다고 가정해도 이는 HDC DVP(13%), DL이앤씨(12%), 대우건설(8.4%), GS건설(7.8%) 등의 영업이익률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올해부터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 착공 세대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2년 내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 비중이 현재 40% 중반에서 50% 이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시장은 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게 될 미래 전략을 확인하며 확정 공모가 수준을 가늠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IPO=승계 수단’이라는 비판도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정의선 회장이 이번 IPO로 최대 4000억원을 손에 쥐는 만큼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가치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친환경, 에너지 등 신사업 부문에 대한 설득력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상장 주관사와의 협의를 통해 상장 후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적절한 유통 물량 확보와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고려해 공모 구조를 결정했다”며 “조달 자금은 신사업에 투자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장 주관 업무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가 공동대표 주관을 맡았다. 그밖에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일반청약은 외국계 증권사를 제외한 7개 증권사에서 진행된다. 배정 주식 수는 공동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과 KB가 93만3340주로 가장 많고 현대차(80만주), 한국·NH(12만주), 하나·삼성(8만주) 순이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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