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소에 퇴진 여론까지”···김태오 DGB금융 회장, 진퇴양난

등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檢, 김 회장 등 ‘해외뇌물방지법 위반’ 기소
“상업은행 인가 위해 캄보디아 당국에 뇌물”
“부동산 매매대금 부풀려 자금 마련하기도”
‘지방 금융그룹 2위 수성’ 경영행보에 제동
DGB “예상밖 결과 당혹···적극 소명할 것”

thumbanil 이미지 확대
사진=DGB금융지주 제공

연임 후 성공가도를 이어가던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돌연 중대 위기에 봉착했다. 캄보디아에서 상업은행 인가를 얻고자 현지 공무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다. 이를 계기로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퇴진 여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김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김남훈 부장검사)는 이날 김태오 DGB금융 회장과 당시 대구은행 글로벌본부장 A씨, 글로벌사업부장 B씨, 현지법인인 DGB 특수은행(SB)의 부행장 C씨 등을 불구속기소했다.
네 사람은 작년 4~10월 캄보디아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를 취득하고자 브로커를 통해 현지 금융당국에 로비자금 350만달러(약 41억원)를 건넨 혐의(국제상거래에 있어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를 받는다.

여신업무만 할 수 있는 특수은행과 달리 상업은행은 수신·외환·카드·전자금융 등 종합금융업무가 가능한데, 대구은행 측이 해당 라이선스를 얻기 위해 로비를 시도했다는 게 검찰 측 요지다.

특히 검찰 조사에서 이들은 로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특수은행이 사려던 현지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부풀린 것으로도 드러났다. 로비자금 300만 달러가 부동산 매매대금에 포함되는 것처럼 가장했다는 전언이다.
사건은 대구은행이 캄보디아에서 일종의 부동산 사기에 휘말리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특수은행 사옥으로 쓸 현지 부동산 매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계약금 1900만달러(약 225억원) 중 1200만달러를 현지 중개인에게 넘겼다. 그러나 잡음이 일면서 매입이 무산됐고 계약상 문제로 중도금 또한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대구은행은 3월 캄보디아 현지법인 직원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고, 8월 대구지검이 대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하면서 수사가 본격화했다.

기소 내용으로 미뤄봤을 때 검찰은 대구은행이 지급한 중도금 일부가 로비 자금으로 쓰였고 당시 은행을 이끌던 김 회장이 이를 지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DGB금융 내부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은행의 고발로 출발한 사건인데다 그룹 회장과 무관하다는 그간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까지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DGB금융은 사건이 불거지자 국내 금융당국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캄보디아 당국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예상을 깬 검찰의 행보에 김 회장은 남은 임기 중 자신의 결백을 소명하는 데 시간을 쏟게 됐다. 그는 올 3월 연임에 성공해 2024년 3월까지 약 2년4개월의 임기를 남겨둔 상태다.

문제는 이로 인해 그룹의 경영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사실 김 회장 연임 이후 DGB금융은 순항을 거듭해왔다. 올 상반기 2788억원의 지배주주 지분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거두며 맞수 JB금융을 제친 데 이어 3분기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누적 4175억원의 순이익으로 지방 금융그룹 2위 자리를 수성했다. 취임 이후 육성에 공을 들여온 금융투자와 캐피탈,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본궤도에 오른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가 무색하게도 지역 내에선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통해 “김 회장이 시민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는 등 전권을 쥔 시기에 국제적 뇌물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하며 “일부라도 사실이 명백하다면 즉시 시민에게 사죄하고 회장직 등 직위도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을 둘러싼 재판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덧붙여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입장을 밝힐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DGB금융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다”면서 “재판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며 법원도 그 과정에서 진실을 밝혀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차재서 기자 sia041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관련기사

더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