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철의 알쓸집잡]250만 가구 공급 공약 우려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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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여야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정책 청사진이 공개됐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한 공약을 살펴보면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이 든다.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빠져있는 것이 그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부동산 안정을 위해 전국에 총 250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다. 두 후보 모두 공급이란 동일한 목표를 제시했지만 택지확보와 재원조달 등의 세부적인 내용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선 이 후보가 제시한 250만 가구 공급 계획에 기본주택 100만 가구가 포함됐다. 기본주택 100만 가구는 3기 신도시의 3배 수준이다. 문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정도 택지를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같은 대규모 공급이 이뤄진건 1기 신도시 사례 밖에 없다. 다만 당시는 특수성이 존재했다. 과거 노태우 정부는 군사독재정권으로 사업을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게 가능했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원조달에 대한 부분도 의심스럽다. 기본주택 100만 가구를 공급하려면 1채당 건설비용을 3억원으로만 잡아도 300조원이 소요되는데 그 막대한 재원을 마련할 방법은 어느곳에도 제시되지 않았다.

윤 후보의 ‘원가주택’도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몸값이 비싼 역세권 땅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방안뿐인데 이 경우 소유주 등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주택을 원가로 공급한다는 구상인데 이윤이 낮아 민간기업의 참여도 쉽지 않다.

앞서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청년원가주택을 시행할 경우 30년간 기회비용은 1000조원, 30년 뒤 환매 금액은 879조원에 달해 총 1879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국가가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앞으로 대선까지 100여일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들은 현실성 없는 공급 계획만 남발하고 있다.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5년 청사진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는 우울한 상황이다. 두 후보는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민심이 현 정부에 등을 돌린 것이 부동산 문제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만큼 차기 정부 부동산 정책 청사진이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르는 승부처가 될 공산이 크다. 두 후보 모두 공급정책을 꺼내든 취지는 환영 받을만한 일이지만 현실에 맞도록 다듬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극적인 공약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세심한 분석이 선행된 공약을 내건 후보가 내년 봄 좋은 결과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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