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숙의 재계톡]SK의 ‘이사회 실험’이 가져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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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이달 말부터 4대 그룹의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재계에서는 다음주 LG그룹을 시작으로 SK, 현대차, 삼성의 정기 임원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번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사회 실험’의 첫 결과가 드러날 전망이다.

SK그룹은 올해 초 이사회에 CEO 평가 권한을 맡겼다. 이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은 연초부터 최근까지 이사회 산하에 인사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했으며 일부는 기존 운영하던 보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인사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설치·운영하고 있다.
인사위원회는 각 계열사별로 권한사항이 조금씩 다르나 공통적으로 대표이사에 대한 평가 및 선임과 해임 제안이 가능하다. 또한 대표이사 후보군 관리 및 대표이사 후보 추천, 대표이사 보수의 적정성 평가 등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모두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인사위원회 위원장 또한 사외이사에게 맡겼다.

SK그룹의 이 같은 이사회 권한 강화는 파격적인 시도로 비춰졌다. 기존 오너와 기업 컨트롤타워에 집중됐던 권한을 이사회로 옮겨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또한 수동적인 모습에서 핵심적인 기구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더욱이 SKC와 SK케미칼,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은 내년 3월 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최태원 회장은 하반기 진행된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이사회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거버넌스 지향점을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시행을 좀 더 옮겨서 외부로부터 이것을 인정을 받자는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수준으로 이사회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수준의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문화 구축도 필요하다.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도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생존전략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SK그룹의 이사회 권한 강화 전략이 잘 자리 잡는다면 지배구조 혁신의 좋은 예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는 취약한 부분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최대주주가 최고 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겸는 경우가 빈번하고 이사회는 최대주주 및 최대주주에 의해 임명된 경영자를 적절하게 견제하지 못하면서 사익편취, 일감 몰아주기 등과 같은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이어진다.


기업의 지배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주주, 경영자, 직원 간의 충돌을 극복하고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릴 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또한 지배구조는 큰 그림에서 ESG의 환경(E)과 사회(S)를 통제하는 컨트롤타워이기도 하다.

ESG 경영 모범기업으로 꼽히는 SK그룹의 ‘이사회 실험’이 실제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또 SK그룹의 변화가 재계의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지숙 기자 jisuk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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