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공 나선 오세훈···시의회와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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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답변 시간 구걸 안해”···시의회와 갈등 격화
‘박원순표’ 사업·TBS 출연금 예산 삭감 등 놓고 충돌
내년 예산안·서울런·김헌동 임명 놓고도 날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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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인사 기용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16일 시정질문에서 다시 맞붙으면서 갈등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303회 정례회의 시정질문에서 지난 본회의 때 퇴정한 것과 관련해 “(당시) 답변을 드리려고 하는데 (시의원이) 일방적으로 사실관계와 다른 질문성 주장을 하고 답변 기회를 주지 않으면 불공평하지 않나”며 “앞으로는 굳이 답변 시간을 달라고 구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9월 열린 시정질문에서 이경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반발해 퇴정한 바 있다. 이 의원이 ‘오세훈TV’의 사회주택 관련 방송 내용을 지적하면서 답변 기회를 주지 않자 그는 “발언 기회를 지금 주지 않으면 다음 시정질의에 답변할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에 대해 문장길 민주당 시의원이 “구걸이라니요”라며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문제 삼자 오 시장은 “저는 그런 심정이었다”며 “이 자리가 시정 질문이라고 되어 있지만 질의·답변하는 과정에서 시민에게 정책을 이해시켜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오 시장과 시의회는 최근 ‘강대강’ 대치 중이다. 오 시장이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표방하며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추진한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이후 양측은 예산삭감의 정당성을 두고 입장문을 통해 잇따라 서로 반박하고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 소속인 김인호 시의회 의장은 최근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추진된 태양광 보급, 사회주택, 청년활력공간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여 모두 68건의 지적사항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통상 감사는 6개월 이상 길면 1년 넘게도 기간이 소요되는데 3개월만에 졸속으로 뚝딱, 3건이나 발표했다”며 “감사위원장 인사가 이뤄진 순간부터 이미 ‘답정너’처럼 해치운 이번 감사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김종무 시의회 민주당 수석부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시장과 갈등을 빚어온 TBS의 예산은 무려 123억원이 삭감됐는데 애써 부인해 봐도 보복성 예산 삭감이고, 언론 재갈 물리기로 보인다”며 “불법 다단계, 전용 ATM이라는 선정적인 용어를 앞세운 마을, 협치,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주민자치 등의 민간위탁과 민간보조사업 예산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칼질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시의회 인사청문위원회가 ‘부적격’으로 의결한 김헌동 SH공사 후보자를 오 시장이 사장으로 임명을 강행하면서 분위기는 더 악화됐다. 김 의장은 “시의회가 부적격 의결을 했는데도 김 사장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반값 아파트’ 등 김 사장이 주장한 각종 정책은 검증되지 않은 정책들”이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민주당 입장에선 정치적 성향이 다를 수 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인사라고 하는 취지에 동의할 수 없다”며 "누가 봐도 제 의도대로 이심전심해 주실 분들보다는 냉혹하게 평가하는 임추위 숫자가 다수인데 그런 상황을 통과해 기관장으로 취임했다면 혹독한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 시장은 ‘서울런’ 사업을 두고도 시의회와 부딪혔다. 김경 민주당 의원은 서울런 계약 시 업체들에게 최소 수익보장을 해주면서 예산이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또 학생들의 진도율이 낮고 멘토의 출석률도 낮다며 실효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오 시장은 “아직 사업 초기인 점을 고려해 달라”며 “교육 사업은 하나하나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성과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이날 양측의 갈등은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초전 양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의회는 사흘간의 시정질문이 끝나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이 시의회 전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예산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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