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희의 백브리핑]내년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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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내년엔 대출 받기가 좀 쉬워질까요?”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까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 수요자들 사이에서 끝없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다. 답은 회의적이다. 지금 보다 더 높아질 수는 있어도 낮아지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은행들은 이미 가계 대출 보단 기업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차주별 4분기 대출행태지수’를 보면 가계주택에 대한 대출태도는 -15, 가계일반에 대한 대출태도는 -32이다. 마이너스는 대출태도 강화를 의미한다.
이런 가계 대출 태도가 해가 바뀐다고해서 쉽사리 풀릴 것 같지 않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있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가 대선을 기점으로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금융당국이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을 정해둔 탓이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상한은 5~6%선인데 내년은 4% 수준이다.

은행별로 차등을 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범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내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한도액을 올해 실적 준수 여부와 연계할 방침이어서 은행마다올해 연말까지 대출 관리와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 경험했듯이 연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율을 관리하지 않으면 대출 취급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되풀이 될 수 있어서다. 내년 초 대출 수요가 대거 몰린다면 대출 증가율은 또 치솟을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낮아질 수 없는 이유다.

인터넷은행도 마찬가지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고신용자 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이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이 가계 대출 총량 한도에 포함돼 있어 쉽지 않다.

현장에선 가계대출 관리로 실수요자들이 입는 피해는 물론 은행 영업점 등에서 겪는 불편함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쌓여가고만 있다. 하반기부터 대출 중단 불안감이 높아지며 대출 수요자들의 문의는 끊이지 않는데다 내년도 대출 가능 여부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의 문제와 관련해선 영업점에서도 본사의 심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에게 정확한 안내를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한다.

결국 은행들의 정책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 따른 대출 수요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높다. 시장 왜곡도 문제로 떠올랐다. 이미 시중은행 금리와 상대적으로 저신용자가 이용하는 상호금융의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은 10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자 당국은 규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착륙’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리와 관련해선 시장 자율에 맡기겠다고 한다.


가계대출 규제가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보다 세심한 규제가 필요하다. 어느 것은 자율에 맡기고 어느 것은 당국의 뜻에 따라야 한다면 금융 현장에서 혼돈은 내년이 되어서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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