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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XT4, 엔트리급 스펙 초월···‘젊은 럭셔리’에 ‘착한연비’까지

[시승기]캐딜락 XT4, 엔트리급 스펙 초월···‘젊은 럭셔리’에 ‘착한연비’까지

등록 2021.11.09 07:25

이세정

  기자

사진=이세정 기자사진=이세정 기자

미국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은 그동안 ‘의전용’, ‘아재차’, ‘나쁜 연비’ 등의 이미지가 강했다. 굵직한 실루엣과 강인한 외관 등 정통적인 디자인은 젊은 층을 유혹하기엔 2% 부족했다. 큰 덩치 탓에 연비가 나쁠 것이라는 선입견도 한 몫했다.

캐딜락은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준중형 SUV인 XT4는 캐딜락 변화의 시작을 알린 모델이다. 2018년 글로벌 첫 출시한 XT4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주축이 됐고, 중형급 사양과 플랫폼이 적용돼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안방시장인 미국은 물론, 중국시장에서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며 ‘영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XT4가 한국에 데뷔한 것은 지난 2월이다. 캐딜락은 엔트리부터 풀사이즈까지 비로소 모든 라인업을 완성하며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젊어진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상징인 XT4는 개성있는 디자인과 여유로운 퍼포먼스, 다양한 커넥티비티 기반 테크놀로지, 동급 최고의 공간성과 안전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사진=이세정 기자사진=이세정 기자

지난 5일과 6일 이틀동안 서울과 충남 곳곳을 오가며 약 500km 구간 동안 XT4를 직접 시승해봤다. XT4는 총 7가지의 외관 컬러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시승차는 화이트 컬러로, 풀옵션이 적용된 최상위 트림이다. 북미 시장에는 2개 트림이 출시됐지만, 국내에는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나왔다.

첫 인상은 ‘중형 SUV 아냐?’였다. 경쟁 모델인 벤츠 GLB나 BMW X3, 제네시스 GV70보다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XT4의 차체 사이즈는 전장 4595mm, 전폭 1880mm, 전고 1610mm다. 숫자상의 차체 사이즈는 경쟁 모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작았다. 간결한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이 주는 시각적 효과다.

전면부에 자리잡은 방패 모양의 유광 블랙 매쉬 그릴은 남다른 존재감을 뿜어낸다. 그릴 상단부 중앙에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크레스트(방패) 엠블럼이 부착됐다. 캐딜락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데이타임 러닝 라이트는 세로로 길게 뻗어 차체가 높아 보이게 한다. 전방과 후방 블랙 페시아 인서트는 포인트 디자인으로, 세련된 인상을 준다.

후면부에는 캐딜락 SUV 디자인 중 유일하게 수직형 라이팅 시그니처를 적용해 XT4만의 특별함을 강조한다. 다른 SUV는 후방유리 아래 부분에 'ㄱ' 모양으로 디자인됐다면, XT4는 유리 좌우 'L' 모양에 위치해 있다.

측면부 사이드 라인은 역동성이 느껴진다. 캐릭터 라인은 과감한 일직선으로 곧게 뻗었고, 끝으로 갈수록 살짝 올라가는 윈도우 라인에서도 속도감이 느껴진다. 특히 베일 듯 뾰족하게 꺽이는 C필러는 날렵함을 더한다. 전면부와 후면부를 시각적으로 부드럽게 이어주는 루프 레일과 윈도우 서라운드 몰딩, 바디사이드 몰딩은 모두 유광 블랙으로 처리돼 고급스러운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동급 최대 사이즈를 제공하는 20인치 알로이 휠도 날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한다.

사진=이세정 기자사진=이세정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럭셔리함을 극대화했다. 캐딜락만의 ‘컷 앤 소운’(Cut-and-sewn) 전략에 따라 장인이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마감한 덕분이다. 시동 버튼과 스티어링휠 조작 버튼, 공조 온오프 버튼, 변속기어,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등 블랙과 카본 그레이가 조화를 이룬 전체적인 컬러감은 고급스럽다. 도어 패널 중앙부의 카본 파이버 트림과 화이트 앰비언트 라이팅은 XT4 실내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XT4의 2열 공간은 성인도 무난하게 앉을 수 있을 공간을 확보했다. 레그룸은 1004mm, 헤드룸은 970mm, 숄더룸은 1400mm로 각각 동급 최고 수준이다. 트렁크의 기본 적재 용량은 637L지만, 2열 폴딩 시 1385L로 중형 세그먼트를 뛰어넘는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시승 구간은 혼잡한 도심과 교통량이 거의 없는 고속도로, 와인딩 구간, 비탈길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적당한 스티어링 휠 그립감은 여성이나 남성 모두 불편함 없이 조작할 수 있다. 본격적인 운전을 시작했다. 고속도로로 진입하기까지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장거리 주행이 예정된 만큼, 연비 효율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스톱앤고 기능은 이 같은 우려를 덜어줬다.

본격적인 가속 구간에 접어들었다. XT4는 2.0L 직분사 가솔린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 238 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동력 성능을 갖췄고, 동급 최고 수준의 자동 9단 변속기와 결합됐다.

가속페달은 살짝만 밟아도 민첩하고 날렵하게 달려나갔다. 운전자의 의도보다 더욱 예민하게 반응했다. 속도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안정적인 주행은 물론, 다이내믹한 주행도 가능했다. 다소 묵직한 브레이크는 평소보다 더욱 힘줘 밟아야 했다.

RPM(엔진 분당회전수)은 2000RPM을 넘지 않았다. 급격한 오르막 구간이 아닐때엔 1500RPM 언저리를 오갔다. 저RPM이라고해서 힘이 부족하지도 않았다. 기어단수가 높은 변속기 덕분에 가속은 빠르고 연비에도 좋다.

사진=이세정 기자사진=이세정 기자

급격한 코너링 구간에서는 부드럽게 탈출했다. 코너링시 차제가 흔들리는 롤링현상이나 피칭이 거의 없는 밸런스도 인상적이다. 대형 SUV XT6에 적용된 액티브 스포츠 섀시와 CDC 서스펜션는 즉각적인 노면의 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준다. 노면 소음도 준중형 SUV 치고 잘 걸러줬다. 다만 특정 속도 이상에서는 풍절음이 들렸다.

백미러는 동급 유일하게 카메라 미러가 적용됐다. 보편적인 거울이 아니지만, 금새 적응됐다. 오히려 후방 시계를 300% 이상 넓혀줘 사각지대를 줄여준다. 야간 주행 시에도 고화질을 유지했다.

긴 시승을 지루하지 않게 해준 일등공신은 보스(BOSE) 센터포인트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다. XT4는 13개의 프리미엄 스피커를 배치하고, 4개의 마이크로폰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을 지원한다. 생생하고 풍부한 사운드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충분해 보였다.

이 외에도 동급 유일하게 적용된 1열 운전석과 조수석에 마사지 시트가 장착됐다. 쾌적한 탑승 환경을 위한 에어 이오나이저와 1열 열선 및 통풍시트, 2열 열선시트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무선충전, 모바일 커넥티비티를 높인 NFC 페어링,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해 스마트폰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안전사양도 눈에 띈다. XT4에는 향상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ACC)과 충돌 경고 및 자동 제동 시스템, 보행자 감지 및 제동 등이 포함된 전·후방 자동 브레이킹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야간 주행시 방향 지시등 및 스티어링 방향과 연계해 진행 방향의 시야를 넓게 밝혀주는 코너링 램프 등이 대거 탑재됐다.

특히 진동으로 위험 상황을 경고해주는 안전경고시트(햅틱시트)는 주행 중 오른쪽 차선을 밟으면 시트 오른쪽에서, 왼쪽 차선을 밟으면 시트 왼쪽에서 울렸다. 매우 직관적이라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사진=이세정 기자사진=이세정 기자

시승 전 기름이 가득 주유된 상태에서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538km였다. 시승을 마친 후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248km였고, 기름도 절반에서 좀 더 줄었을 뿐이었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8.8L/100km였다. 이를 변환하면 11.4km/L로, 공인 연비는 10km/L보다 소폭 높았다. 참고로 고속 주행시 최고 연비는 5.6L/100km(17.9km/L)였다.

XT4는 캐딜락이 지향하는 ‘젊음’을 곳곳에 품고 있다. 엔트리급을 초월하는 상품성과 매력적인 디자인, 뛰어난 경제성은 스포티한 감성을 추구하는 2030세대를 유혹하기 충분해 보인다.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해 5531만원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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