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리포트]대선공약까지 오른 MSCI 편입, 필요충분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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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시 주가상승·변동성 완화 기대
높은 대외 의존도 탓에 역외 외환시장 설립은 ‘리스크’
전문가들 “득이 실보다 크다···‘순서’ 정해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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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12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대선공약으로 떠오르며 자본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다. 외환시장 24시간 개방, 역외 외환시장 설립, 외국인투자자 등록제 개편, 공매도 전면 재개 등 제도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는 분위기다. 선진국지수 편입은 득이 실보다 큰 만큼 순서를 정해 차근차근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지난 1일(현지시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투자은행·자산운용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설명회를 열고 “귀국해서 관계 부처 간 충분한 검토를 거쳐 본격적으로 MSCI 편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는 SNS에서 “한국 증권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하락한 이유는 28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순매도 영향이 크다”며 “해외에서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상향 조정하기 위해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채권시장은 이미 MSCI 선진국에 포함돼 있고 올해 유엔무역개발회의도 한국을 선진국으로 올렸는데, 신흥국에 머물고 있는 자본시장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다.

MSCI는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주요 글로벌 펀드회사들의 투자기준이 되고 있다. 미국계 펀드의 95%가 MSCI 지수를 따르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MSCI의 영향력은 매우 큰 편이다.
MSCI는 자본시장을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선진시장에 편입된 국가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 영국, 홍콩, 일본, 싱가포르 등 23개국이다. 우리나라는 러시아, 중국, 인도, 그리스 등과 함께 신흥시장에 속해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MSCI 선진국지수를 노크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시장 판단 기준인 경제발전 수준과 증시 규모, 유동성 등은 충분히 선진국 수준에 올라있지만, 다소 폐쇄적인 시장 접근성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그간 외국인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인 한국에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앞서 이 후보가 언급한 것처럼 패시브 자금 유입을 통해 최대 27.5%에 달하는 주가 상승과 변동성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MSCI가 요구하는 조건을 우리 정부가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가장 큰 과제인 역외 외환시장 설립의 경우 높은 대외의존도 탓에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원화를 개방할 경우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고, 역외에서 외국자본의 환투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일단 금융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역외 외환시장 개설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건 당장 쉽지 않겠지만 방향성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MSCI 선진국지수를 따르는 자금이 신흥국보다 많아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는 게 향후 주가 흐름에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본다”며 “이미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외국인 자본 증가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외 외환시장 개설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른 실보다 득이 더 크다”며 “코로나19 사태 같은 매우 드문 위기상황에서 변동성 확대 위험이 커지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신흥국지수에 포함된 우리증시는 변동성이 크고 미국 등 선진국시장과 디커플링 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며 “15조달러 정도 되는 패시브 펀드 자금이 대부분 선진시장으로 들어가고 신흥국엔 유입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단타성 자금이 아닌 장기자금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서 교수는 ‘순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외환시장 24시간 거래가 먼저이고, 외환거래가 활성화되면 역외 거래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며 “MSCI는 시장 접근성 뿐만 아니라 투자자 보호 여부도 다각적으로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 전면 재개는 제도개선 이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입장도 전문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장점이 더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위 설치법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고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공매도 제도개선)을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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