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글로벌 자동차株 질주 속 현대차만 후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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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시총 1조달러 돌파···팬데믹 이후 10배 폭등
전기차 앞세운 포드 88%↑···현대차·르노만 ‘뒷걸음질’
판매 감소에 국내증시 부진···작년 급등 영향 가장 커
모빌리티 구체화가 관건···사업 다각화에 우려 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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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테슬라와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현대자동차만 2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주가가 ‘과속방지턱’을 지나는 과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일각에서는 전기차 부문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와야 의미있는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현재 주가는 21만1000원(25일 종가)으로, 올해 초 고점(26만7500원) 대비 21.10%나 하락했다. 올해 20만7500원으로 시작한 현대차는 6거래일 만에 28.9%나 치솟으며 연고점을 찍었지만 이달 1일에는 19만3500원까지 내려갔다.
올해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해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 11만8000원이었던 현대차는 12월 30일 19만2000원에 마감하며 1년간 62.7%나 급등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률은 글로벌 완성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1월 초에도 ‘애플카’ 이슈에 힘입어 수직 상승하기도 했다.

바닥을 기는 현대차와 달리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주가는 올해 큰 폭으로 날아올랐다. ‘서학개미’들의 최선호주로 꼽히는 테슬라는 25일(현지시간) 1024.86달러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시총 1조달러는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만 보유한 기록으로, 자동차기업 중에선 테슬라가 유일하다.

올해 초 729.77달러로 시작한 테슬라는 1000달러 고지에 오르면서 40.43%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직후와 비교하면 정확히 10배나 급등했다.
올해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등 미래차 전환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면서 성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제네럴모터스(GM)는 전기차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 40.51달러에 머물렀던 GM은 최근 57.76달러까지 오르며 테슬라보다 높은 상승률(42.50%)을 보였다. 8.52달러에 그쳤던 포드도 올해 87.97% 치솟으며 두 배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대표하는 비야디도 올해 53.48% 상승했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독일 다임러도 46.29%나 껑충 뛰었다. 지난 7월 새로운 전동화 전략을 발표한 다임러는 2030년까지 전기차로 완전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폭스바겐(38.30%)과 스텔란티스(20.61%)도 상승 폭이 컸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 1위인 일본 토요타 역시 24.90% 상승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업체 가운데 주가가 떨어진 건 현대차와 르노(-13.36%) 뿐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지난해 경쟁사들에 비해 가파르게 오른 탓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보고 있다. 또 올해 초 애플카 이슈로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올랐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의 현재 주가는 1월 4일(20만7500원)보다 1.6% 높은 수준으로, 애플카 이슈가 주가를 과도하게 부풀린 셈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부진한 주가는 내수시장 판매량이 감소한 것도 있겠지만 지난해 너무 많이 오른 영향이 크다”라며 “또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지수는 연초 대비 오른 반면 한국은 제자리걸음했기 때문에 수급의 차이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최근의 주가 부진은 반도체 공급 차질 등 외적인 변수의 영향일 뿐,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역시 다른 완성차업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미래차 전략을 발표한 상태다. 현대차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를 비롯해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택시, 로보틱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현대차의 향후 주가는 이 같은 미래전략이 얼마나 구체화되느냐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 ‘우상향’이라는 주가 방향성은 견고하지만, 궁극적인 기업가치 상승은 모빌리티 사업의 진전에 달려있다는 이야기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은 반도체 부족 강도 완화와 영업일수 확대에 힙입어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초 다수의 업체와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협력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으나 협력 또는 독자개발에 대한 진전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주요 업체들은 모빌리티 시장에 대한 협업과 투자, 기술개발에 대해 잇따라 발표했다”며 “모빌리티 시장의 경쟁자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기술전개 공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미래전략 자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법·제도 개선 및 산업구조 재편이 동반되지 않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뜬구름 잡는 허장성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전기차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했던 만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보다 먼저 올랐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현대차가 사업구조를 지나치게 다각화하는 건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빌리티 사업(로봇·UAM 등)은 제도적인 정비가 같이 이뤄져야 하고, 당장 집중해야 할 전기차조차도 부품업체들이 쩔쩔매는 상황”이라며 “전기차는 배터리가 핵심이라 현대차의 전기차 경쟁력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 선호도를 뜻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다시 하향추세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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