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재구성]실력행사 나선 라파스 소액주주 500명, 도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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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성 공시 이후 고점···투자비중 늘렸는데 40% 급락
“우리사주 대규모 매도 탓”···CB 타법인 출자도 쟁점
CB 절반은 콜옵션 물량···“대주주 사익 위한 것” 비판
사측 “근거없는 추측성 주장···주주소통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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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라파스의 주가가 고점 대비 40% 넘게 빠진 가운데, 뿔난 소액주주들이 실력행사에 나섰다. 라파스 소액주주 500여 명은 독불장군식 비도덕적 경영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측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불투명한 내부통제, 300억대 전환사채(CB) 발행, 지속적인 투자손실 등으로 주주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라파스는 지난 14일 4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8월 27일 기록한 고점(7만5400원) 대비 41.5%나 급감한 수치다. 고점 달성 직후 급전직하한 라파스는 이달 6일 3만8950원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이에 라파스 소액주주모임 500여 명은 전체 주식의 11.18%인 96만9606주를 모아 사측에 주총 소집을 요구했다. 상법 제366조 제1항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회사에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이 모은 지분은 지난 9월 29일 내용증명을 보낸 이후 빠르게 늘어 현재 27%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모임에 따르면 라파스의 소액주주들은 잇따른 특허권 취득 공시와 CB 발행을 통한 현금확보를 감안해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믿고 가파른 상승구간에서도 추가 투자를 감행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라파스는 지난 8월 19일 공시를 통해 3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공시했다. 조달된 자금 가운데 220억원은 백신패치 공장 증설 등 시설자금으로, 나머지 8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계획이었다.
CB 발행 공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라파스의 주가는 급격히 상승했다. 5만원대였던 주가는 6거래일 만에 7만5400원까지 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고점 달성 다음날인 8월 30일에도 특허권 취득 공시가 나오면서 주주들의 투자 열기는 식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특허권 취득 공시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쳤다는 점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주가 하락이 우리사주조합의 대규모 매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CB 발행 이후 주요 임원의 매도 공시와 우리사주조합 출고 매도 관련 공시가 나온 점으로 미뤄볼 때 임직원들이 고점에서 주식을 매도했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판단이다.

라파스의 공시내용을 살펴보면 재무이사인 이 모 씨는 CB 발행 이후인 8월 27일과 30일, 31일 등 총 사흘에 걸쳐 8000주를 장내매도(우리사주조합 대여금 상환)했다. 또 31일에는 우리사주조합 계정에서 2만주를 다시 인출했다.

특히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타법인 출자에 쓸 CB 조달자금 80억원을 단순히 ‘운영자금’으로 기재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렸다면 타법인 출자에서 연달아 쓴맛을 본 라파스에 추가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란 게 소액주주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윤주성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이미 타법인 출자를 계획하고 있었으면서도 CB의 구체적 사용목적을 운영자금으로 기재해 투자자들의 올바른 투자판단을 가로막았다”며 “소액주주모임은 내부사정을 잘 아는 임원의 주식 매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거래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모임에 따르면 라파스는 과거 라파스 차이나, 라파스 아메리카, 프로라젠 등에 11억4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전액 손실처리됐다. 그런데도 지난해 하반기 ‘큐티스의생명연구센터’에 5억4000만원을 또 투자했다. 라파스가 새롭게 투자한 연구센터는 지난해 매출이 전무했고, 올해 상반기 매출액도 4억원에 육박한다.


소액주주들은 라파스의 CB 발행 자체가 대주주인 대표이사와 측근들의 사익을 위해 이뤄진 게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라파스가 발행한 CB는 전체 시가총액의 7%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절반은 콜옵션이 달려있다. 대주주 측에서 시세보다 현격히 낮은 가격에 대규모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크게 훼손된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모임을 이끄는 윤 대표는 15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라파스는 2019년 11월에 상장됐는데, 당시 이례적으로 공모주의 20%가 우리사주로 발행됐다”며 “임원에게만 우리사주의 지분공시 의무가 있어 전부 알려지진 않았지만 상당수의 임직원들의 고점에서 우리사주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4일부터 시작한 릴레이 1인시위를 지속 이어갈 예정이며, 법원의 심문기일인 11월 4일엔 임시주총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대주주보다 많은 지분을 모은 만큼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소액주주운동의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R과 PR활동에 소홀했던 라파스는 가시적인 주가부양 노력은 고사하고 대다수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독단적인 경영으로 일관해왔다”며 “라파스는 기술력이 좋은 회사인 만큼 경영관리와 내부통제만 강화된다면 외형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파스 측은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우리사주 매도가 주가 폭락의 기폭이 됐다는 주장은 지극히 주관적인 추측이며, 특허 공시 시점과 우리사주 인출 시점이 우연히 일치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라파스 측은 “재무담당 임원이 매도한 주식 8000주는 기존 보유한 본인 소유의 주식으로, 실제 거래일은 8월 25~27일”이라며 “따라서 8월 31일 우리사주조합 매도에 의한 주가 급락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CB 발행 결정 역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정상적인 내부통제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사익추구를 위한 행위를 배제하고 있다”며 “CB에 붙은 50% 콜옵션도 유통주식수의 희석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경영권의 유지를 위한 수단”이라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근거없는 풍문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주주분들이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회사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를 충분히 알려 주주분들께서 오해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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