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TALK]제값 못 받는 국내 상장사···‘상속세’ 논란 또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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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부진 속 두드러진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가 높을수록 세금 부담 커져···투자·배당 소홀 원인?
정부, 상속세 개편 추진···유산취득세 등 대안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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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국내 증시가 무너지고 배당 시즌도 다가오면서 주식 상속세에 대한 논란이 다시 점화되고 있습니다.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대주주들이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상속세의 과세방식을 바꿔야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연일 하락곡선을 그리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3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지난 6일 2908.31을 기록하며 연저점을 찍었습니다. 간신히 2900선을 지킨 코스피는 올해 고점 대비 12% 넘게 빠졌고, 코스닥 역시 13% 가까이 급락했죠.
코스피와 코스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유독 한국증시만 두드러지게 떨어졌다며 하소연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올해 고점 대비 4~5% 가량 떨어졌고, 나스닥도 7%대의 하락 폭을 보였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일본 닛케이, 대만증시도 하락세이지만 국내보단 사정이 낫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 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지나치게 높은 주식 상속세에서 찾고 있습니다. 경영 승계를 앞둔 대주주가 상속세 또는 증여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돈이 많은 기업이라도 호재인 투자와 배당에 소홀해진다는 게 ‘동학개미’들의 생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명목세율을 기준으로 50%에 달합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데요. 특히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물려줄 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일반 주식보다 가액을 20%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의 총수일가는 故 이건희 회장의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12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납부할 예정입니다. 이는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국내 최고의 부호로 꼽히는 이 부회장도 상속세 실탄 마련을 위해 시중은행에서 수천억원의 신용대출을 받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삼성 이전에 국내 최고 상속세를 낸 LG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故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은 구광모 LG 회장은 9215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는데요. 올해 한때 10만원을 넘어섰던 ㈜LG의 주가는 2018년 故 구 회장의 별세 당시 7만원 안팎에서 장기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 치료제(렉키로나) 개발 등 호재를 쌓아둔 채 바닥을 기는 셀트리온도 증여세 이슈가 있습니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두 아들에게 지분을 넘겨주기 위해 셀트리온의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생각입니다.

이에 한 개인투자자는 “현행 세법이 합법적인 탈세를 조장한다”며 상속세 개편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상속세 부담이 있는 상장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보다 자산 축적에만 힘을 쏟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해당 청원을 올린 A씨는 “일반 개인과 달리 상장사는 시가총액을 줄이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세금을 낮출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는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을 밑도는 회사들이 많은데, 상장 유지의 이유가 절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꼬집었습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현재 주가가 청산가치보다도 낮게 저평가됐다는 뜻입니다.

A씨는 상장사의 상속·증여세를 산정할 때 시총 외에도 부동산과 현금 등 실제 재산가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자산만 쌓는 상장사에 합당한 세금을 부과하면 대주주의 주가 누르기도 막을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번 국정감사에서 “상속세 과세 체계 개편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상속세의 대안으로 취득 재산의 가액을 과세가액으로 삼는 ‘유산취득세’도 꾸준히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지난 2000년 이후 20년 넘게 해마다 반복되는 상속세 논란이 올해는 진화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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