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맞서 은행들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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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활용한 탐지기술 업그레이드 치열
“예방책 알려지면 악용 우려···조용히 몰두”
보이스피싱 줄었지만···메신저피싱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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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통신 기술 발달로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에 맞선 시중은행들의 대응책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이 점차 진화하며 메신저피싱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고객 보호와 신뢰성 끌어올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은행마다 고민과 계획 수립이 치열하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은행 모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책 향상에 한창이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최근 전자금융사기 탐지기술 자체 개발로 보이스·메신저 피싱 사기 예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KB국민은행은 피싱 사기에 적시 대처하기 위해 약 6개월간 화이트해커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담당자가 사기 수법을 재현하고 거래 패턴을 분석해 전자금융사기 이런 탐지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특히 이 탐지기술 도입으로 지난 7월말부터 일평균 3~4건의 사기의심 거래를 탐지하며 현재까지 170여건의 부정이체를 차단하고 약 25억원의 고객 자산을 보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은 지난 6월 은행권 최초로 문자메시지에서 은행 로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RCS 기반 문자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는 고객이 전화번호를 저장하지 않아도 발신 정보에 기업 로고와 기업명이 노출돼 피싱 문자로부터 고객 사기 피해를 방지하는 방식이다. 휴대폰 문자에 도입한 일종의 지문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악성 앱 차단 서비스는 현재까지 약 2만4백여 건의 악성 앱을 차단했다. KB스타뱅킹, 리브, 리브똑똑 앱 이용 고객이 해당 앱 구동 시 ‘출처를 알 수 없는 악성 앱’이 탐지되면 고객 스마트폰에서 앱을 삭제하도록 안내한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 말부터 영업시간 이후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모니터링을 야간 시간까지 연장해 시행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은행 업무가 종료되는 야간에 범죄를 시도하거나 신한 쏠(SOL) 앱을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안티(Anti)-피싱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악성 앱 설치 여부 등을 탐지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엔 고객이 쏠 앱을 삭제해도 보이스피싱 사전 징후를 탐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지난 7월에는 조용병 신한금융회장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보이스피싱 등 ‘민생금융범죄 피해예방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신한금융이 은행 등 고객 채널에서 수집한 범죄로 의심되는 거래를 경찰청에 알리고 경찰청도 관련 정보를 영업점에 즉시 공유해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하나원큐 앱’에 보이스피싱 앱 탐지기능을 탑재했다. 하나원큐 앱의 탐지 기술, FDS(이상징후거래탐지시스템)의 실시간 분석·처리, 전문 모니터링 요원의 대응능력을 결합하고 보이스피싱 앱 탐지, 분석, 차단, 고객 안내까지 일괄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앱 통합으로 고객 이용이 집중된 만큼 통합 앱에서 피싱을 좀 더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나원큐 앱에선 악성앱이 설치된 고객의 이체와 출금을 즉시 정지시킨 후 알림을 발송하거나 직접 연락해 사기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고도화한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토대로 피싱이 의심되는 지점에서 실시간 탐지 기능을 더욱 업그레이드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사기이용계좌 감시 강화와 자동화기기 이용내역 패턴을 분석해 모니터링 모델에 반영해 이를 AI로 포착하고 있다. 우리은행 앱을 이용하는 순간 실시간 자동화 보이스피싱 악성앱을 차단하는 서비스도 실행 중이다.

은행들의 보이스피싱 차단 ‘총력전’은 메신저피싱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들의 이런 노력에 따라 올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4% 줄어든 845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문제는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매년 줄어드는 가운데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9년 342억원이었던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지난해 373억원으로 9.1%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46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65.4% 증가했다.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 가운데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55.1%를 차지할 정도로 이제는 보이스피싱 못지않게 메신저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이나 메신저피싱을 예방하기 위한 내부 활동은 밖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며 “구체적인 활동이 알려질 경우 이를 회피하기 위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용하면서도 치열하게 AI를 활용한 피싱 예방책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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