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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치킨 배달비 인상이 가맹점주 탓일까

오피니언 기자수첩

[정혜인의 유통만사]치킨 배달비 인상이 가맹점주 탓일까

등록 2021.07.30 22:24

정혜인

  기자

얼마 전 치킨을 시키기 위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했다가 깜짝 놀랐다. 교촌치킨의 배달비가 3000원으로 1000원 올랐기 때문이다. 인근에 검색되는 9곳의 매장이 모두 배달비를 3000원으로 인상한 상태였다.

가격이 부담돼 다른 치킨 브랜드를 검색했다. 그런데 BBQ 역시 일부 점포의 배달비가 오른 상황이었다. 일부는 여전히 2000원이었지만 어떤 곳은 2500원, 어떤 점포는 3000원, 심지어 4000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알아보니 교촌치킨을 시작으로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수도권 가맹점주들이 배달비를 인상한 것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배달비는 지난 2018년 5월 이후 3년 넘게 대부분 2000원으로 굳어져 있었다. 당시 교촌치킨 본사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고객에게 기본 배달비를 부과했고, 이후 치킨 뿐만 아니라 많은 외식 프랜차이즈로 배달비 유료화가 확산됐다.

3년이 지난 이번에도 가장 먼저 올린 곳은 교촌치킨이다. 교촌치킨을 시작으로 BBQ를 비롯한 치킨 프랜차이즈가 배달비 인상에 서서히 합류하고 있고 추후에도 이런 브랜드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배달비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무척 거세다. 3000원이면 택배비보다도 비싼 값이고, 서울 택시의 기본요금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거에는 음식값에 배달비가 포함돼 있었는데 왜 지금은 배달비를 따로 받는지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아쉬운 점은 본사의 대응이다. 교촌치킨은 배달비의 가맹점이 재량으로 책정하고, 본사의 수익으로 잡히지도 않기 때문에 본사가 관여하거나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3000원으로 인상한 매장들 역시 본사와 무관하게 점주들 재량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본사의 설명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배달비 인상의 책임을 가맹점주들에게 모두 돌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배달비 인상이 거의 불가피한 선택이다. 배달비는 고객만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점주들도 함께 부담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보니 배달 팁과 수수료가 점점 비싸져 가맹점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배달비 인상뿐만 아니라 주요 원재료값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가맹점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최근 조류독감(AI) 사태로 닭고기 값이 치솟았고 주요 원재료 중 하나인 기름값도 크게 올랐다. 그러나 본사는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며 치킨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가맹점주들 입장에서는 치킨값은 그대로인데 배달비와 원재료값 상승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본사가 치킨 값을 올리기 쉬운 상황도 아니다. 교촌치킨을 비롯한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로 좋은 실적을 낸 만큼, 가격을 올릴 경우 거센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본사는 가맹점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이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지난해 본사가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단순히 본사만의 공이 아닌 만큼 본사와 가맹점주가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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