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心집중]방통위vs공정위, ‘온라인 플랫폼법’ 힘겨루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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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방통위 부처 등 ‘중복 규제’ 어떻게 해결할지 관건
부처 밥그릇 싸움에 당정청 나서 온플법 신속 처리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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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정위 제공
‘온라인 플랫폼법’ 법률안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두 부처는 방대한 온라인 시장에서 ‘플랫폼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온라인 관련 법안을 제정했지만, 비슷한 내용의 법안인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중복 규제’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예기치 못한 중복 규제 논란에 두 부처는 서둘러 법안을 통일 제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개월 째 법안 통일은 뒷전으로 밀린 채 상황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우선 공정위는 방통위가 공정위 소관인 ‘불공정 거래’ 규제 권한을 침범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관련법안이 ‘플랫폼-입점업체-소비자’ 등 온라인 시장의 포괄적인 측면을 다루고 있다는 측면에서 자신들의 소관이라는 주장을 공고히 했다.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 셈이다.

이들의 주장대로 현재 국회에 발의된 온플법은 지난 2월 공정위가 제출한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이하 공정화법)과 지난해 12월 방통위와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이하 이용자보호법)으로 나뉜다. 두 법안은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과 불공정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에서 목적은 같다. 다만 법적 권한을 공정위와 방통위 중 누가 가져가냐 하는 문제에서 갈등이 시작됐다.
민주당 과방위 측은 공정위 온플법을 ‘자기표절법안’이라고 규정하고, 현행 공정거래법과 사실상 차이가 없어 특별법 형태의 제정이 불필요하고 지적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이 ‘부가통신사업’에 해당한다며, 관련 전문규제기관인 방통위가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앱, 앱마켓, 숙박앱 등 온라인 플랫폼 거래사업은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해 통신을 매개하는 통신매개형 전기통신역무, 또는 부가통신역무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반면 공정위의 주장을 지지하는 정무위의 경우, 당초 정부가 국무회의와 규제개혁위원회를 거쳐 논의된 법이 공정위 법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회 상임위 간의 눈치싸움으로 번지면서 입법조사처 역시 공정위와 방통위 가운데 딱히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주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더욱이 플랫폼 사업자 등 업계 안팎에서는 두 부처의 ‘중복 규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정위의 공정화법은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에 ‘갑질 행위’를 했을 시 법 위반액의 2배로 과징금을 물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방통위의 이용자보호법 역시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업체와의 거래관계에서 하면 안 될 금지행위들을 규정하고 있으며, 플랫폼에 대한 이용자 보호 방안도 강화했다는 게 주요 골자다.

뚜렷한 해결책 없이 반년 가까이 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만큼 관련 부처는 물론, 국회 상임위까지 피로도가 번지고 있다. 앞서 양 부처는 중복 규제 논란이 없도록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상은 각자 밥그릇 챙기기 바쁜 행보를 보였다. 조성욱 공정위원장과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각 부처 소관 회의를 열면서도 정작 협력적인 모습은 비추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복되는 내용 중 ‘불공정거래’에 관련한 것만 공정위가 진행하고, 나머지 부분과 관련해서는 방통위가 진행해야 한다는 해답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 사업 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는 만큼 이분법적으로 합의 기준을 잡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플랫폼 관련 법제화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책위 중심으로 정무위·과방위 의원들과 여러 차례 논의를 해왔지만 별다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본격적인 법안 논의 이후 부처 간 주도권 다툼이 현실화된 상황이다. 플랫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기도 한 만큼 온플법 주도권 싸움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정부는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2일 정부와 청와대는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황회의를 갖고 온플법 규제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의견을 모은 가운데 예정대로 7월 내 관련법안이 통과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진성준 을지로위원장은 회의 브리핑을 통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상거래가 폭증하고 있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거래 질서와 공정을 확립하고, 이용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매우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에 관한 법안이 정무위에서 심사되고 있고, 온라인 플랫폼의 상생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중소벤처기업부를 주무 부처로 하는 법안이 산자위에 이미 제출돼 있다. 이용자 보호를 위한 방통위 주관 법안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 제출돼 있다”며 “중첩된 내용이 있지만 규율의 내용을 달리하는 법안이 모두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세종=변상이 기자 bse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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