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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도 거머쥔 정용진의 통 큰 투자···새 먹거리 찾아 광폭행보

이베이도 거머쥔 정용진의 통 큰 투자···새 먹거리 찾아 광폭행보

등록 2021.06.16 17:17

정혜인

  기자

정 부회장 네이버 직접 찾아가 협력관계 구축 이베이 인수전서 4조 가량 베팅 우협 선정 목전올해 야구단·W컨셉 등 품으며 신성장동력 확보

그래피=박혜수 기자그래피=박혜수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네이버와 함께 4조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그룹의 새 성장동력을 장착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여성 패션 쇼핑몰 W컨셉에 이은 세 번째 인수합병(M&A)이다. 특히 정 부회장이 올 초 직접 네이버를 방문해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이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신의 한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베이 본사는 전날(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그룹을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신세계그룹은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미 이번 본입찰에서 경쟁자인 롯데그룹보다 거의 1조원 가까이 높은 4조원을 베팅한 만큼 이변이 있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의 이 같은 ‘통 큰 베팅’이 가능했던 것은 협력 관계인 네이버의 지원사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전 원매자들 중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후보였으나 네이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며 거액의 베팅에 성공했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대금 중 80%를 조달하고 나머지 20%는 네이버가 맡는다. 신세계가 투자하는 약 3조원의 자금도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M&A에 해당할 정도로 크지만 네이버의 지원이 없었다면 롯데그룹과 경합을 벌일 수도 있었다.

이 네이버와의 협력 관계를 이끌어낸 것은 바로 정용진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와 함께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를 찾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이후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그리고 네이버는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 때부터 이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공동 참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정 부회장이 직접 네이버를 방문한 것이 이번 인수전의 성패를 가른 셈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최대주주 지위를 물려받은 이후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정 부회장에게 ‘책임경영’을 주문하고 정 부회장에게 더욱 많은 역할을 맡기고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력한 체질 개선 작업에 집중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신성장동력 마련에 분주하다.

이마트는 지난 3월 SK텔레콤으로부터 SK와이번스를 1353억원에 사들여 프로야구 시장에 진출했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야구단 출범 직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에서 “우리는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야구에 연결시킬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 공언 그대로 신세계그룹은 야구단과 연계한 마케팅을 선보이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에서 적극적으로 야구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SSG랜더스는 15일 기준 리그 4위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또 SSG닷컴은 지난달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온라인 패션 편집숍 W컨셉을 품으며 온라인 패션 경쟁력도 크게 확대했다. 여성 의류 전문 쇼핑몰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거래액은 3000억원에 육박한다. 신세계그룹은 이 인수에 약 2000억원 중후반대의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업계 2위로 단숨에 도약하는 계기인 동시에 신세계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M&A에 해당한다. 신세계그룹이 올해 야구단, W컨셉,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투자하는 금액만 3조원 후반대에 달한다.

정 부회장이 올해 다시 신사업 구상에 나선 것은 ‘위드 코로나’ 시대 속에서 기존 방식대로 위축해 있기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 경쟁환경이 급격하게 재편되는 올 한 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강조하는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주문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지도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이마트를 통해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보유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 50%를 사들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신세계 이마트와 미국법인 스타벅스 커피 인터내셔널(Starbucks Coffee International, Inc.)이 각각 50%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공동 기업이다.. 이마트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사업이 완전히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본사의 협력 없이 단독으로도 사업을 지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지분 전량 인수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푸드, SSG닷컴 등 계열사와의 협력 강도도 높일 수 있으며 안정적으로 성장 중인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배당도 더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은 현재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2위인 요기요 인수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사실상 확정한 만큼 다음주로 예정된 본입찰에는 불참할 가능성이 거론되나 신세계그룹은 요기요 인수를 지속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신세계그룹이 올 들어서만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사용한 만큼 이후 예정된 다른 M&A에서 더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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