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현의 테마 에세이|<바가바드기타>] ⑬ 제1권 15-18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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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내면의 소리를 연주하십니까?”

<바가바드기타> 1권 15-18행은 판다바의 다섯 형제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고동나팔을 부는 장면을 묘사한다. 이 나팔소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소리는 카우바나 군대의 소리와 무엇이 다른가? 아르주나 군대의 나팔소리는 깊은 묵상을 통해 침묵의 화려한 소리이고 카우바나의 나팔소리는 귀로 듣는 소리다. 만일 내가 내 삶의 심연에서 울려오는 가장 정직하고 진실된 목소리로 말한다면, 그것은 신의 목소리이며 우주의 선율이다. 우리 대부분은 이런 내면의 목소리를 불신하고 상대방의 귀를 즐겁게 하는 소리만 되풀이 해왔다. 카우바나 군대의 나팔 소리는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라면, 아르주나 군대의 나팔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 소리다.

다음은 아르주나 오형제와 그들이 각기 내는 고동나팔에 대한 묘사다.
BG I.15
pāñchajanyaṁ hṛiṣīkeśo devadattaṁ dhanañjayaḥ
판차잔얌 흐리쉬케쇼 데바다탐 다낭야자
pauṇḍraṁ dadhmau mahā-śaṅkhaṁ bhīma-karmā vṛikodaraḥ
파운드람 다다나우 마하-샹캄 비마-카르마 브리

“흐리쉬케샤(크리슈나)는 판찬잔야라는 고동나팔을 불고
다난자야(아르주나)는 자신의 데바닷타를,
불가능한 일을 행하는 브리코다라(비마)는 자신의 거대한 파운드라를 불었다”


아르주나의 스승 크리슈나는 크리쉬케샤Hrishkesha로 불린다. ‘크리쉬케샤’는 흔히 ‘감각hrishak의 주인isha’으로 분석하여 번역할 수 있다. 크리슈나는 생물의 모든 감각을 조절한다. 그는 모든 살아있는 생물들의 반응과 움직임을 관장한다. 크리슈나는 쿠루크세트라 전쟁터에서 아르주나와 그의 군대의 모든 감정과 사기를 진작시킨다. 크리슈나는 다양하게 불린다. 그는 악마 마두를 살해한 자이기에 ‘마두슈타나’Madhusūdana로, 암소에 기쁨을 선사하기 때문에 ‘고빈다’Govinda로, 바수데바의 아들이기에, 바슈데바Vāsudeva로, 데바키가 어머니이기 때문에 데바키-난다나Devakī-nandana등 다양한 별칭을 가지고 있다. 여기 쿠루크세트라 벌판에서는 아르주나와 그의 군대를 지휘하고 용기를 불어넣기 때문에 크리쉬케샤라고 불린다.

아르주나는 자신의 형이 부를 축적하는데 도왔기 때문에 ‘다난자야’ 즉 ‘부를 부여하는 자’로 불리고 전쟁터에서 가장 용감한 장수 비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브리코다라’라고 불린다. 그는 거대한 파운드라는 분다. 아루주나에 이어 그의 사형제들의 이름과 나팔에 대한 묘사가 이어진다.

BG I.16
anantavijayaṁ rājā kuntī-putro yudhiṣṭiraḥ

아난타비자얌 라자 쿤티-푸트로 유디쉬티라흐
nakulaḥ sahadevaścha sughoṣa-maṇipuṣpakau
나쿨라흐 사다데바쉬차 수고샤-마니푸시파카우

“쿤티의 아들, 유디스티라는 자신의 아난타비자야를,
나쿨라와 사하데바는는 각각 자신들의 수고샤와 마니푸쉬파카를 불렀다”

BG I.17
kāśyaścha parameṣvāsaḥ śikhaṇḍī cha mahā-rathaḥ
카쉬야쉬차 파라메쉬바사흐 쉬칸디 차 마하-라타흐
dhṛiṣṭadyumno virāṭaścha sātyakiś chāparājitaḥ
드리쉬타듐노 비라타쉬차 사트야키쉬 차파라지타흐

“탁월한 궁수인 카쉬의 왕, 위대한 용사인 시칸디
드리쉬타듐나, 비라타, 정복당하지 않는 사투야키”

BG I.18
drupado draupadeyāścha sarvaśaḥ pṛithivī-pate
드루파도 드라우파데야쉬차 사르바샤흐 프리티비-파테
saubhadraścha mahā-bāhuḥ śaṅkhāndadhmuḥ pṛithak pṛithak
사우바다라쉬차 마하-바후르 샹칸다드무흐 프리탁프라탁

“드라우파디, 드라우파디의 아들들, 완전군장한 수바드라의 아들,
이들 모두 자신의 고동나팔을 불었다. 오, 땅의 주인이여!”

아르주나와 그의 형제들의 나팔은, 카우바나 군대의 나팔소리와 다르다. 아르주나와 그의 형제들은 깊은 명상을 통해, 심연에서부터 들려오는 ‘옴’aum를 각자의 나팔을 통해 울려 퍼지게 한다. 옴은 모든 소리의 어머니다. 옴은 우주의 주인인 신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소리이며 그 신 자체다. ‘옴’은 <창세기> 1장 3절에 등장하는 신의 첫 목소리인 ‘빛이 있으라!’라는 창조의 소리다. 신은 이 소리를 통해 빛을 창조하였다. 신의 목소리는 만물을 존재하게 하는 잠재력이자 실천능력이다.

‘옴’이란 소리의 떨림은 물질과 영혼의 연결고리이며 만물 안에 존재하는 영혼의 본질을 일깨우는 소리다. 인간의 몸 안에서 울리는 ‘옴’ 소리는 흙, 물, 불, 공기, 공간으로 이루어진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 내용은 신약성서 <요한계시록> 1장 10절-15절에 등장하는 마지막 날에 울려 퍼지는 나팔소리의 묘사와 유사하다. <요한계시록> 저자는 우주가 나팔소리를 기점으로 신이 도래하여 인류를 심판한다고 묘사한다.

(10) 주의 날에 내가 성령 안에서 내 뒤에서 나팔과 같이 울리는 큰 음성을 들었는데,
(11) 이르시기를 "네가 보는 것을 책에 기록하여, 일곱 교회, 곧 에베소와 서머나와 버가모와 두아디라와 사데와 빌라델비아와 라오디게아에 있는 교회로 보내어라" 하셨습니다.
(12) 그래서 나는 내게 들려오는 그 음성을 알아보려고 돌아섰습니다. 돌아서서 보니, 일곱 금 촛대가 있는데,
(13) 그 촛대 한가운데 '인자人子와 같은 이'가 계셨습니다. 그는 발에 끌리는 긴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띠를 띠고 계셨습니다.
(14) 머리와 머리털은 흰 양털과 같이, 또 눈과 같이 희고, 눈은 불꽃과 같고,
(15) 발은 화덕에 달구어 낸 놋쇠와 같고, 음성은 큰 물소리와 같았습니다.

파탄잘리는 ‘옴’소리를 통한 진입한 삼매경을 ‘삼프라즈나타 삼매경samprajnata samadhi’과 ‘아삼프라즈나타 삼매경asamprajnata samadhi’을 구분한다. 삼프라즈나타 삼매경은 우주/신과 내가 아직 구별된(vikalpa) 상태로 존재하다 후에 합일이 되는 삼매경이다. ‘당신과 나는 하나다’라는 깨달음이다. 아삼프라즈나타 삼매경은 다르다. 여기에는 신와 나의 구별이 허물어져 하나가 된 상태(nirvikalpa)다. ‘당신과 나는 하나다’에서 ‘나는 ’나‘라는 조그만 형태가 된 바로 그것이다’라는 깨달음이다. 이것은 ‘내가 곧 신이다’라는 이기적인 고백이 아니다.

판다바 형제의 나팔 고동소리는 요가수련자가 내면에 존재하는 신의 소리를 의미한다. 카우라바 군대의 나팔소리는 귀를 자극하지만 판다바 형제들의 나팔소리는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아니다. 수련자는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가장 깊은 삼매경으로 진입하여, 그 안에서 울려 나오는 침묵의 다양한 소리를 듣는다. 자신의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는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신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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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연주자 크리스 보티(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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