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증여해서라도 보유”···매물 안 쏟아지는 압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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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기준시점 6월 다가오면서 쏟아지나 했더니
압구정 아파트 매물, 한 달 전(635건)보다 42% ↓
특히나 토지거래허가지정 후 5월달엔 매매건수 0
서울 아파트 이미 ‘매물 잠김’ 현상, 호가도 급등
다주택자 6월 전 팔더라도 아파트 대신 빌라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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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현대13차아파트. 바로 앞에는 압구정 교회가 위치해 있다. 13차를 비롯한 현대아파트단지는 한때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IPARK)로 이름을 바꿔주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지만 입주자 단체에서 거절한 적이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브랜드 가치가 압구정 아이파크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라는 후문이 있다. 아파트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한데 본인들 스스로도 명품 단지라고 자부한다. 사진 = 김소윤 기자
“재건축되면 아파트 값이 얼만데요. 세금이 무섭다고 그렇게 쉽사리 팔겠어요? 자식들에게 증여해서라도 보유하려고 하죠.” <압구정 일대에서 영업하는 부동산중개업소 대표>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보유세 산정 기준일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오는 6월 전에 서둘러 처분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서울 아파트 매물들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막상 세금이 늘어나는 6월이 다가오면서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나선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에 맞서 집을 매물로 내놓기보다는 차라리 다주택자로 남아있거나 증여 등의 방법을 택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아파트값 상승 ‘주범’으로 불리는 압구정 일대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매물은 매매 기준 367건으로 한 달 전(635건)보다 42%나 줄었다. 1년 전보다는 67% 급감한 수치다.
압구정 인근의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안 그래도 매물 많지 않던 곳인데 최근 들어서는 (매물이) 더 없어요. 사실상 연초부터 재건축 기대감이 가시화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곤 했죠”라고 언급했다. 다른 인근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실 이 동네는 재건축 전부터 명품 단지로 불리만큼, 현금 부자들 위주로 거래되는 지역이에요. 그 만큼 거래가격 또한 비싸기도 하고요”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실제 본지가 직접 현대7차를 포함한 압구정동 재건축단지 현장을 방문해 봤더니 거래량이 얼마 없는 ‘조용한 동네’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예를 들어 현대2차의 올해 매매거래만 해도 1월에는 4건, 2월에는 0건, 3월에는 1건이었다. 이는 압구정 재건축 단지의 다른 아파트들도 마찬가지다. 현대7차처럼 80억원까지는 아니어도 평균적으로 40~50억원 정도 하는 고가의 아파트라는 점이 일부 영향을 미친 듯하다. 당초부터 거래량이 활발하지 않은 탓에 인근의 공인중개소는 현대 1, 2차 주변 말고는 찾아보기가 드물었다. 그나마 학군 수요 때문에 전세 거래라도 활발했던 대치 은마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지난달 2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집 값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압구정을 비롯한 여의도, 목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하면서부터는 5월 들어서는 거래량이 0건이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봐도 한 달 전인 4월 달만 해도 미성1차, 2차에서 각각 1건, 3건의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신현대 11, 12차는 각각 3건씩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 외에도 현대1차(1건), 현대2차(1건), 현대3차(3건), 현대4차(1건), 현대6차(2건), 현대7차(1건) 등 매매 계약이 이뤄졌으며 한양1·7·6차에서는 각 1건씩 이뤄져 총 24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5월 들어서는 현재까지 매매계약 건수가 0건이다.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묶인 영향도 있는데다 재건축 이슈로 인한 매물 잠김 현상 등 여러 이유들이 뒤섞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가마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1평에 1억’ 80억원에 거래됐다던 압구정 현대7차 아파트는 이제 그 이상의 현금 보따리를 들고 와도 살 수 없는 매물이 돼버렸다. 현재 기준으로 매물 나온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급감했지만 시세는 더 오른 것이다.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강화, 시장금리 인상 등으로 6월 전까지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집값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은 이미 또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인근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이슈가 있는데, 자식들에게 증여해서라도 보유하려하죠. 이미 현금 부자들이 사는 동네나 마찬가지인데 그깟 세금이 무섭겠어요”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압구정뿐만 아니라 다른 서울 아파트 역시 매물 잠김 현상은 이미 이뤄지고 있었다. 실제 양천구 매물은 매매 기준 1765건으로 한 달 전(1906건)보다 7% 줄었고, 영등포구도 2168건으로 한 달 전(2290건) 대비 5% 감소했다.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데다 해당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이자 거둬들인 것이다. 압구정동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목동, 여의도가 속한 양천구와 영등포구 아파트 매물도 줄었고, 이들 거래량 역시 5월 들어 대폭 감소(모두 매매 계약 5건 이하)했다.

영등포구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들 급매가 더러 있었는데, 이달 들어 이마저도 사라졌다. 특히나 지은 지 얼마 안 된 신축아파트 경우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라고 언급했다. 다른 인근의 중개업소 관계자도 “다주택자들은 팔더라도 상대적으로 값이 싼 빌라를 매물로 내놓지, 아파트는 절대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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