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요기요’ 인수전···대기업 줄줄이 예비입찰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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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희망 매각 가격 2조 원매자들 “턱없이 비싸”
차별화 부족·쿠팡이츠 추격·매각기한 제한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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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유통 대기업들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인수전에 힘이 빠지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배달앱 시장 규모가 무섭게 성장함에 따라 요기요 인수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5000억 원에서, 2018년 4조 원, 2019년 7조 원을 넘어 지난해 11조 원에 달해 5년 사이 10배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요기요는 1위 배달의민족을 뛰어넘을 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3위 쿠팡이츠는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요기요의 2위 자리가 위태로워지면서 매각 희망가인 2조 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유통 대기업 참전 ‘신세계’ 유일=지난 4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요기요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유통 대기업 중에서는 신세계가 참여했고 숙박 플랫폼을 운영하는 야놀자와 사모펀드(PEF) 다수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예비입찰에서 네이버·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들은 발을 뺐다. 또 다른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롯데와 GS리테일도 참여하지 않았다.

인수전 시작 무렵만 해도 배달앱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업계에서는 요기요 입찰이 흥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 이후 100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국내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입찰에 불참하며 인수전 인기가 미지근해졌다.

그동안 요기요 인수 후보로는 ‘퀵커머스(Quick-Commerce)’에 열을 올리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거론돼왔다.

특히 GS리테일은 예비입찰 전부터 유력 후보로 지목됐으나, 참전하지 않았다. GS리테일 측은 요기요 인수 대신 GS홈쇼핑을 통해 ‘부릉’(VROONG) 서비스를 운영하는 물류회사 메쉬코리아에 투자했다.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예비입찰에 참여한 신세계그룹은 배달앱 사업 구조 학습 차원에서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수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의미다. 요기요는 그나마 이마트24와의 협업 정도만이 가능한데, 조 단위를 들여 사들일 만큼의 시너지가 나느냐에 대한 의문이 크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 또한 배달앱과 편의점 사업의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플랫폼 그룹도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T 퀵’으로 퀵 서비스 개시를 예고했다. 네이버도 ‘네이버 지도’ 등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만큼 요기요 인수보다는 자체적으로 배달, 퀵 서비스에 뛰어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애매한 입지·매각 기간 제한 ‘헐값 매각’ 되나=이처럼 인수전이 미지근해진 이유는 요기요의 애매한 입지 때문이란 분석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경기권에서 요기요의 점유율은 39%였으나, 올해 2월 27%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은 59%에서 53%로 감소했고 쿠팡이츠는 2%에서 20%로 대폭 확대됐다.


요기요는 1위 배달의민족의 아성을 넘을 만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단건 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면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요기요는 기술 경쟁력 강화로 서비스를 차별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큰 이점이 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요기요는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자 연봉 인상, R&D 인력 채용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해 하반기 경력 개발자를 채용하면서 연봉을 6000만 원대로 책정하고, 합격 시 5000만 원의 입사 축하금 추가 제공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배달의민족 또한 개발직 초봉을 6000만 원 수준으로 올렸다.

매각할 시간이 한정돼 있다는 것 또한 요기요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면 시장 내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인수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을 내걸며 ‘조건부 기업 결합 승인’ 방침을 내놨다. 매각 기한은 오는 8월 4일까지며, 딜리버리히어로는 1년 내 요기요를 매각하지 못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요기요가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하고 헐값에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3위 쿠팡이츠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요기요를 따라잡고 있는 데다, 배달의민족도 위협하고 있어 요기요의 입지가 더욱 애매해졌다”면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지만, 애당초 2조 원으로 책정됐던 몸값을 받기엔 요기요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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