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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가 장남 조현준, 회장 취임 5년차 총수 지정 눈앞

[재벌家 후계자들⑥]효성가 장남 조현준, 회장 취임 5년차 총수 지정 눈앞

등록 2021.04.19 07:01

수정 2021.04.20 10:30

이세정

  기자

조석래 명예회장 1남, 일반회사 다니다 합류입사 10년 사장·20년 회장 등 초고속 승진밟아최대주주에도 동일인 지정 실패···올해 잠정 확정2019년 영업익 1조 재돌파 등 경영능력 인정받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공식적인 3대 총수에 오른다. 부친 조석래 명예회장이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지 약 4년만이다.

◇창업주 장손···입사 20년 만에 회장 취임=조 회장은 1968년 고(故)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손이자 조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모친 송광자 여사는 고 송인상 전 재무부장관 삼녀로, 경운박물관장을 지냈다. 창업주 2남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3남 조욱래 DSDL 회장이 작은 아버지다.

조 회장은 경기초등학교와 보성중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명문 사립학교인 세인트폴고등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재계에서는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등과 고교 동문이다.

이후 예일대학교 정치학과와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원대학원 등을 졸업했다. 1992년 미쓰비시상사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에너지부와 원유수입부 등에서 근무했고, 1995년 모건스탠리 도쿄지점 법인영업부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이력이 있다. 해외에서 유학과 직장생활을 한 덕분에 다양한 언어능력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은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효성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7년이다. 부친 부름을 받은 조 회장은 효성T&C(현 ㈜효성)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했다. 1년 뒤인 1998년에는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이사로 승진하며 임원 반열에 올랐다. 당시 조 회장은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 일환으로 효성T&C와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효성물산 4사 합병을 주도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0년 상무, 2001년 전무, 2003년 부사장 등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은 그는 입사 10년 만인 2007년 사장에 올랐다. 이 기간 무역·섬유·정보통신PG(퍼포먼스그룹)장을 맡았다. 특히 조 회장이 2007년부터 이끌어온 섬유PG는 효성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주력사업인 스판덱스 부문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3%로 1위를 수성 중이다.

조 회장은 2014년 조 명예회장을 0.01%포인트 제치고 효성 최대주주에 오르며 사실상 후계자로 입지를 굳혔다. 부친이 2016년 말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면서 이듬해 1월 3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지주사 최대주주···4수 끝 동일인 지정 앞둬=조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오르기 위한 방안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택했다. 2018년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로 인적분할했다. 4개 사업회사는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총수일가는 이 과정에서 ㈜효성 지분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조 회장이 21.94%로 최대주주다. 막냇동생 조현상 부회장은 21.42%, 조 명예회장 9.42% 순이다. 송 여자 0.48%, 첫째 작은 아버지 조양래 회장 0.01% 등 친인척과 특수관계자 총 지분율은 55.11%다.

조 회장은 효성티앤씨 14.59%, 효성중공업 5.84%, 효성화학 8.76%, 효성ITX 35.26%, 효성티앤에스 14.13% 등 핵심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11월에는 효성캐피탈 지분 97.5%를 에스티리더스 프라이빗에쿼티(PE)-새마을금고중앙회 컨소시엄으로 3752억원에 매각하며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지주사는 금융·보험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2년의 유예기간을 주는데 지난해 12월까지가 시한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분율 등 정량요인뿐 아니라 대표이사나 임원 선임, 조직개편, 신규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과 업무집행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성용인을 고려해 동일인을 지정한다.

효성그룹이 2018년부터 3차례에 걸쳐 조 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과 조 부회장에 이어 3대주주 지위를 갖추고 있고, 그의 위상도 여전히 건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효성그룹은 최근 조 명예회장의 건강악화를 증명할 병원 진단서 등을 함께 제출하며 동일인 변경을 신청했다. 공정위 기조도 바뀌었다. ‘누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는지’를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4수 만에 동일인 변경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제적 투자·신사업 진출 등 경영능력 인정=올해 취임 5년차를 맞은 조 회장은 탁월한 글로벌 경영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계열사 실무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필요할 때에는 직접 해외 진출과 사업 확대의 물꼬를 터주기도 한다. 이 같은 리더십으로 효성 주력 5개사는 2019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재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요 계열사 실적이 크게 위축됐다. ㈜효성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 감소했고, 효성첨단소재는 80% 가까이 위축됐다.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역시 코로나19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상황은 크게 반전하고 있다. 선제적인 투자 안목과 액화수소 등 신사업 진출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수요 급증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효성첨단소재도 타이어보강재 등 주력사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경영전략인 ‘그린경영 2030’을 수립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강화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고객친화적(Voice of Customer)과 상생, 팀플레이 등을 경영철학으로 꼽는다. 그는 올 초 신년사에서도 “고객친화적 경영과 데이터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자”며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선도하고,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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