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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백신 정책 꼬이게 만든 서정진···국산 1호 치료제 렉키로나주 희망고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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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백신 정책 꼬이게 만든 서정진···국산 1호 치료제 렉키로나주 희망고문만

등록 2021.04.15 09:51

수정 2021.04.15 10:28

이한울

  기자

셀트리온의 1호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주′서정진 회장의 발언들에 비해 효능은 저조치료제 때문에 백신 도입 늦었다는 비판도

백신 정책 꼬이게 만든 서정진···국산 1호 치료제 렉키로나주 희망고문만 기사의 사진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사의 항체치료제가 코로나를 종식시키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줄곧 언급해왔다. 하지만 조건부 허가 이후 시장에 출시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제약사의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해 백신 구매에 오판을 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서 회장, 치료제 효능 과대 포장···정부 속아 백신정책 실기 =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측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후보물질을 1개월 만에 발견하고, 개발 3개월 만에 동물시험에서 증상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11월에는 임상 2상을 종료하는 등 빠른 개발 속도를 보였다.

서 회장은 당시 “내년 봄에는 한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민이 마스크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코로나 청정국’이 될 것”이며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북한에 대한 치료제 지원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항체치료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후 셀트리온은 임상 데이터를 종합해 지난해 12월 29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고 지난 2월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감염 전문가들은 투여 대상이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에 한정됐고 2상 결과 개발 당시 자신했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렉키로나주 임상 2상 결과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 발생률을 위약군 대비 전체 환자에서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에서 68% 감소, 회복 기간도 위약군 대비 3일 이상 단축시키는 효과에 그쳤다.

이에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렉키로나주가 항체치료제 한계에 비해 그간 지나친 기대를 받아왔다”며 “정부가 부추긴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임상 2상에 대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경증, 중등증 환자에서 ‘회복시간 단축’' 효과가 일부 있을 뿐이고, 게다가 이것도 불확실하다”며 “지금까지 이 약에 대해 알려진 내용들은 모두 검증을 거친 논문으로 발표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항체치료제는 게임체인저는 커녕 코로나19 치료 개선에 한계가 분명하다. 외국에서 나온 항체치료제도 중증환자에 대한 효과가 없거나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렉키로나주를 방역, 백신과 함께 코로나19 극복의 세 축으로까지 언급하는 등 크게 힘을 실었다”고 주장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도 “치료제는 단지 경증 환자를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아준다”며 “제약사의 치료제 효능 언론 플레이에 정부가 속아서 백신 구매를 게을리했다”고 정부의 백신 도입 정책을 비판했다.

◇렉키로나주 처방 극히 드물어···8일 기준 1209명 환자 투약 = 렉키로나주 허가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경증 환자에 대한 임상적 의미를 결론짓기 어렵다는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 판단을 받아들여 투여 대상을 고위험군 경증 및 중등증 성인 환자로 결정했다.

렉키로나주를 투여하려면 산소포화도가 94% 이상이며 산소공급 치료가 필요 없고 투약 전 7일 이내에 증상이 발현했다는 조건에도 부합해야 한다.

2월 중순부터 의료기관에 공급된 렉키로나주는 투여 대상이 제한적인 데다 조건도 비교적 까다로운 영향으로 당초 기대보다 적은 처방을 기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렉키로나주는 8일 0시 기준 57개 병원에 1209명의 환자에게 투약하는데 그치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연내 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렉키로나주 투여 대상 조정이 필요한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 경우 조건부 허가 당시와 같은 절차를 밟거나 다른 방식의 논의 과정을 진행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저조한 처방을 기록하고 있는 렉키로나주는 현재 유럽 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지난달 26일 유럽의약품청(EMA)은 렉키로나주의 정식 품목허가에 앞서 먼저 사용을 권고하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유럽 수출길이 열렸다.

서 명예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렉키로나주 수출을 7개국과 이야기하고 있다. EMA 품목허가 절차가 끝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현재 렉키로나 유통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키로나주의 조건부 허가 이후 효능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서정진 회장이 자신했던 만큼 기대에 못미치는 효능을 보이면서 백신 정책에 혼선을 줬다는 비난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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