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출발” 삼성·LG···1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9.3조원···전년比 44.19%↑

LG전자, 1분기 매출·영업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

코로나19 보복 소비 영향···2분기도 좋은 흐름 지속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발표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영향으로 생활가전과 TV, 스마트폰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스마트폰, 가전이 실적을 뒷받침했으며 LG전자도 생활가전과 TV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코로나19 효과에 삼성·LG ‘어닝 서프라이즈’=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 65조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8%, 44.19%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61조539억원, 8조9058억원과 비교해도 각각 6.46%, 4.43% 높은 수치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반도체 3조5000억~3조8000억원, 스마트폰 4조1000억~4조5000억원, 가전 약 1조원, 디스플레이 4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예상보다 올해 첫 분기 실적이 좋게 나온 배경에 대해 반도체(DS)가 주춤한 가운데 가전(CE)과 무선(IM) 등의 세트 수요 확대가 컸다는 평가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기대 이상의 견조한 수주을 시현했으나 텍사스 오스틴팹 가동중단에 따라 관련 비용을 반영하며 시스템LSI는 2000억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21 등 견조한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에 기반해 실적 개선을 시현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경우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39.2%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였던 작년 4분기 18조7826억원 대비 소폭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을 12년만에 뛰어 넘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는 생활가전(H&A) 9230억원, TV(HE) 3540억원, 비즈니스솔루션(BS) 2170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MC)과 전장(VS)은 각각 2900억원, 620억원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은 대용량, 오브제 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 매출이 확대되며 평균판매단가 상승 효과가 크고 TV는 1분기 O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2분기 삼성 ‘반도체 호황’ LG ‘전장 회복·휴대폰 철수’ 기대=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를 시작으로 올해 좋은 실적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계절성으로 인해 무선사업부의 일시적 실적 둔화가 가능하나 메모리 업사이클에 기반해 연말까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메모리 업황 개선으로 D램과 낸드 판매단가는 각각 10%, 2%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61조1943억원, 영업이익 9조9024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3%, 21.5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온라인교육, 재택근무 등 비대면 수요에 인텔, AMD, ARM의 프로세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PC, 서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상회하는 것도 실적 기대 요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차세대 서버용 아이스 레이크(Ice Lake)-SP를 채용한 휘틀리(Whitley) 서버 플랫폼을 탑재한 제품 출하가 본격화되며 데이터센터 반도체 수요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휴대폰 사업 철수로 2분기부터 실적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영업이익은 MC 중단사업 효과를 감안할 경우 지난해 2분기 4954억원 대비 2배 증가한 1조원 상회가 예상된다.

또한 하반기부터는 전장사업본부의 흑자전환과 더불어 2015년 2분기 이후 6년 만에 전 사업부의 흑자기조가 정착될 예정이다. 특히 7월 LG마그나 조인트벤처 설립 등 전장사업 성장 본격화에 따른 매출처 다변화 및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도 작년에 이어 연간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첫 영업이익 4조원 돌파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C사업부 인력 재배치 및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 지속 등 고정비를 감안했을 때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5000억원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반영한 연간 영업이익은 2021년 4조2900억원, 2022년 4조770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