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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IB 6호’ 누가 먼저···신한·하나에 메리츠까지 가세

‘초대형IB 6호’ 누가 먼저···신한·하나에 메리츠까지 가세

등록 2021.04.05 14:57

고병훈

  기자

‘자기자본 4조원 클럽’ 가입···초대형 IB 요건 충족신한·하나금투, 사모펀드·선행매매 등으로 ‘먹구름’메리츠證, IB 포트폴리오 다각화 통해 준비 척척

‘초대형IB 6호’ 누가 먼저···신한·하나에 메리츠까지 가세 기사의 사진

‘초대형 IB(투자은행)’ 6호 타이틀을 달기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그간 6호 사업자 경쟁은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의 2파전 구도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최근 메리츠증권까지 초대형 IB로 도약하기 위한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충족하면서 6호 타이틀 경쟁도 ‘3파전 구도’로 새롭게 재편됐다.

일각에서는 초대형 IB에 먼저 근접했던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각각 사모펀드 논란과 최고경영자(CEO)의 선행매매 의혹 등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자, 후발주자로 경쟁에 뛰어든 메리츠증권이 가장 먼저 초대형 IB 간판을 달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이른바 ‘빅5’ 증권사 5곳이 초대형 IB로 지정된 상태다.

초대형 IB가 되면 발행어음 업무(단기금융 업무) 인가를 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갖추게 된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초대형 IB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초대형 IB를 향한 증권사들의 경쟁도 발행어음 시장 등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그간 IB업계에선 신한금투가 ‘국내 6호 초대형 IB’로 가장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신한금투는 지난 2019년 7월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의 요건을 충족하며 국내 6호 초대형 IB 인가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당시 업계에선 초대형 IB 승인과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까지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독일 헤리티지 DLS에 이어 지난해 불거진 ‘라임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신한금투는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데, 만약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을 경우 자회사 인수 및 1년간 신사업 진출이 금지돼 초대형 IB 달성도 미뤄지게 된다.

하나금투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하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초 자기자본 4조원대 달성을 목표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초대형 IB 진출에 박차를 가했지만, 그간 회사를 이끌던 이진국 전 대표이사의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라는 ‘돌발 변수’가 생겼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진행한 하나금융투자 종합검사와 부문검사에서 이 전 대표가 자본시장법 제54조(직무 관련 정보의 이용금지), 자본시장법 제63조(임직원의 금융투자상품 매매) 등을 어겼는지를 조사해왔다. 선행매매란 특정 종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 이를 공표하기 전에 미리 투자해 차익을 남기는 행위를 말한다.

금감원은 이 전 대표가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해 선행매매를 했다고 보고 이를 소명하라는 내용을 하나금투에 전했다. 자본시장법 제54조 등에 따르면 금융투자업 종사자는 직무상 알게 된 정보나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정보를 정당한 사유 없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하나금투는 소속 애널리스트가 선행매매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대표이사까지 선행매매 혐의가 불거지면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하나금투 소속 A 애널리스트는 공범인 친구 B씨에게 특정 종목 매수를 시킨 뒤 호재성 리포트를 발표해 주가를 띄운 뒤 차익을 남기는 식으로 7억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안겼고 그에 대한 대가로 6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그간 해외 대체 투자, 인수 금융, 기업 대출 등 IB 업무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초대형 IB로의 도약을 착실히 준비해온 메리츠증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초대형 IB로의 도약에 비교적 느긋한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수익 다각화를 위한 전략 수립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증권은 재무제표상 자기자본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미 4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짙었던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몸집을 더욱 키웠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8280억원, 당기순이익 565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8%로 7년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 등 업계 최상위 수익률을 올렸다.

증권사 건전성지표인 순자본비율(NCR)과 레버리지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660%, 743%로 2019년 말 대비 833%P(포인트) 17%P 개선됐다. 시장에서 우려했던 채무보증규모도 2019년 12월 말 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1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 IB 지정 시 자기자본 요건 외에도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능력 등도 중요하게 평가되기 때문에 6호 타이틀 경쟁에서 누가 앞서갈지 예측하긴 어렵다”면서도 “그간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 등이 지지부진했던 만큼 올해는 추가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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