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사회 ‘ESG위원회’ 신설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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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사외이사 중심 ‘ESG위원회’ 설치 잇달아
㈜LG ESG위원회 권영수 참여···위원장은 ‘미정’
카카오 김범수·엔씨 윤송이 위원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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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이 이사회 내 사외이사를 주축으로 한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주로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앉혔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위원장을, 엔씨소프트는 윤송이 사장이 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국내 대기업 이사회에 환경·책임·투명경영을 강조하는 ‘ESG위원회’ 설치가 잇따르고 있다. ESG경영이 화두가 됨에 따라 기업들은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ESG경영’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기업들은 ESG 전담조직을 꾸리면서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삼성 주요 관계사 중 삼성물산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정병석 한국기술교육대 명예교수를 사외이사 최초로 이사회 의장에 선임하면서 ESG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정병석 위원장은 노동부 차관을 지낸 노사관계 전문가로 그동안 거버넌스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금융 계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8일과 19일 주총을 거쳐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삼성생명은 위원장에 사외이사인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선임했고, 삼성화재는 이사회 의장인 박대동 전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삼성전자는 ESG위원회 역할을 대신하는 ‘지속가능경영협의회’를 최고재무책임자(CFO) 주관으로 뒀다. 경영진 의사 결정에 지속가능경영을 우선순위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오는 26일 주총을 거쳐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두고 ESG경영의 최고심의기구로 운영한다. 사외이사 4명 전원이 참여하는 ESG위원회 위원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로 있는 권영수 부회장이 ESG위원회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LG 관계자는 “ESG위원회는 추후 이사회에 안건을 보고하고 승인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며 “위원장이 확정되면 외부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지주사 ESG위원회는 ESG 관련 분야별로 전사 차원의 주요 정책을 심의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에도 향후 ESG위원회를 둘 예정이다.

SK는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차원에서 별도 ESG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수펙스는 환경사업(김준 위원장)·사회적 가치(이형희 위원장)·거버넌스(윤진원 위원장) 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2일 주총을 통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출범시켰다. ESG위원회에선 기후변화 관련 저탄소 정책과 안전·보건 등에 대한 계획을 검토하고 이행사항을 점검한다. 사외이사인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주요 IT기업도 ESG위원회를 만들어 ESG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해 이인무 사외이사에 위원장을 맡겼다. 이인무 위원장은 카이스트 경영대학 재무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기업지배구조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사내이사인 한성숙 대표이사도 위원회에 참석한다.

카카오는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가 사외이사로 위원회에 참여한다.

엔씨소프트는 이달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며 김택진 사장의 아내인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사장)를 위원장으로 뽑았다.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은 이사회 내 지속경영위원회가 ESG위원회를 대신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이달 주총을 거쳐 이사회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건을 승인한다. 지속경영위원회에서는 ESG 정책과 활동을 심의·의결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이 아직 안 열렸기 때문에 주총 이후에 위원장을 맡게 되는 사외이사가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사회 내 사내이사 1명(오종훈 부사장), 사외이사 3명(송호근·조현재·한애라)으로 구성된 지속경영위원회가 ESG위원회 역할을 한다. 서울대 교수를 지낸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초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을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로 하는 ESG실무위원회를 신설했다. 각 계열사 ESG 경영활동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꾸렸다.

재계 관계자는 “각국 정부가 ESG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가 ESG 관련 지표 같은 비재무 요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2025년부터 시행되는 ESG 공시(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 의무화로 인해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며 “ESG 관련 이사회 의사결정 기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ESG를 전담하는 임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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