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거물까지 등장···후끈 달아오르는 이베이 인수전

등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SK텔레콤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참여 검토
아마존 협업 등 이커머스 가치 올리기 집중
풍부한 현금보유 카카오·MBK 이은 강력 후보

thumbanil 이미지 확대
그래픽=박혜수 기자
11번가를 보유한 SK그룹이 오는 16일로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참여를 검토하며 강력한 인수 후보로 ‘깜짝’ 등장했다. 그간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SK그룹이 아마존과의 협업에 이어 이베이코리아에까지 눈독을 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초반 미지근했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면서 관련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깜짝 등판…인수시 거래액 30조원으로 =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최대주주 SK텔레콤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이베이코리아의 예비입찰을 앞두고 투자설명서(IM)를 수령했다.

투자설명서를 받아갔다고 해서 예비입찰에 참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투자설명서는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에게 인수의향서 접수 이전에 발송하는 투자 안내문이기 때문에, 투자설명서를 수령했다는 것이 인수전 참여에 관심을 보인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SK텔레콤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경우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SK텔레콤은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를 위한 현금은 충분히 보유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말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7966억원이며 이익잉여금은 22조9819억원에 달한다. 약 5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단독 참여보다는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네이버를 뛰어넘는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19년 기준 거래액 16조원으로 네이버에 이은 2위를 기록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지난해에는 약 2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네이버쇼핑, 쿠팡과 함께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11번가의 지난해 거래액은 10조원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30조원의 거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한다.

◇유통업 SK그룹 내 주류로 부상…유통시장 판도 흔들 = SK그룹은 그간 유통업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았다.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사업을 접었고, 11번가 역시 2018년께 매각설에 시달리는 등 유통업은 그룹 내 ‘비주류’였다. 그룹 내 주력 사업이 통신, 화학 등이다 보니 사업의 연계성도 떨어졌다. 11번가가 이커머스업계 거래액 기준 4위 기업이고, T커머스 SK스토아가 지난해 업계 1위에 오르는 등 비교적 순항하고 있으나 여전히 그룹 내 비중도 작다.

그런 SK그룹이 최근 11번가의 상장 검토에 이어 아마존과의 협업에 나서면서 유통업계에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상호 협력 및 지분 약정을 체결했다. 그 외의 구체적인 서비스 협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판매하는 식의 제휴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 기술 제휴가 거론된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내놨다.

SK텔레콤이 아마존과의 협업에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하게 되면 이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의 사업 모델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다른 경쟁 원매자보다 시너지를 더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마켓, 옥션 등 오픈마켓을 운영 중인데, 11번가 역시 2018년께부터 직매입 비중을 축소하며 오픈마켓 중심의 커머스포털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 3개 채널을 각각 운영하는 거대 오픈마켓 기업으로 네이버에 맞설 수 있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같은 이유에서 오히려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마켓은 직매입 이커머스 모델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외부 판매자들이 입점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물류센터 등을 필요로 하는 직매입 형태 이커머스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이미 이 시장에 네이버가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고,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도 속속 진출하거나 진출을 예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개나 되는 오픈마켓 채널을 한번에 보유하는 것이 도리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그룹은 2018년 11번가를 재분사할 당시 국민연금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상장을 조건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한 만큼 11번가의 기업가치를 올려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최근 쿠팡의 미국 상장, 네이버와 신세계의 협업,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 발표 등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적격일 수 있다.

◇카카오-MBK 2파전에서 SKT까지…‘3파전’ 재편 = 이번에 SK텔레콤이 막판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3파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오는 16일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는 카카오, MBK파트너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원매자들이 대부분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카카오와 MBK, SK텔레콤이 유력한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커머스 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이베이 인수로 이커머스 사업을 더욱 키워 시장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고, 현대백화점은 본격적인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단숨에 시장 톱 지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그룹의 투자 여력은 많지 않다. 롯데그룹은 최근 계열사 실적 악화로 그룹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인수, 화성 테마파크 등에 투자를 늘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높은 사업을 위주로 인수합병(M&A) 전략을 짜고 있어 오픈마켓에는 관심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KKR, MBK 등 사모펀드가 더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특히 이베이코리아가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4%의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사모펀드에 더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와 달리 온라인 쇼핑 사업을 크게 키우지 못한 카카오도 몸집 불리기가 시급한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커머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 맞수인 네이버와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 위해 이번 인수전에 큰 금액을 베팅할 가능성이 크다.

정혜인 기자 hij@
김민지 기자 kmj@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관련기사

더보기
ad
엘지유플러스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