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 약속한 정용진·정유경, 여전히 등기임원 미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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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작년 최대주주 지위 물려주며 책임경영 강조
이마트·신세계 정기주총 안건서 사내이사 선임건 없어
경영 관여하고도 법적 책임서 자유로워···책임 회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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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최대주주에 오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이 올해도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물려줬으나 여전히 경영상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제10기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의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용진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신세계 역시 마찬가지다. 신세계 역시 같은 24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광고업·미술품 전시·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의 건 등을 의결하지만 정유경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없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건설, 신세계I&C 등 이날 현재까지 정기주총 공고를 올린 주요 상장 계열사의 주총 안건에서도 이들 오너가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올해도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나선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은 이들이 지난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를 당시부터 유통업계의 화두였다. 이명희 회장은 지난해 9월 그룹 양대축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 자리를 각각 정 부회장, 정 총괄사장에게 넘겨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각 부문을 맡은 남매에게 ‘책임경영’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올해 정기주총에서 정 부회장, 정 총괄사장이 등기임원에 선임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재계에서 거론돼 왔으나 올해도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는다.

현재 신세계그룹 오너일가 중 정 부회장, 정 총괄사장은 물론 이 회장,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 정 총괄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모두 어느 계열사에도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정 부회장의 경우 2013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사내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은 후 다시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았으며, 정 총괄사장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은 오너일가가 경영상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실제로 2018년에는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중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곳이 한 군데도 없어 책임경영 차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이 맡고 있다고 선을 긋지만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주요 의사결정에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미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아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롭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직접 진두지휘한 신사업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도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질 뿐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매년 높은 보수를 받는다. 정 부회장은 2019년 36억원, 지난해 상반기 15억600만원의 보수를 이마트에서 받았고, 정 총괄사장 역시 2019년 30억3600만원, 지난해 상반기 14억300만원의 보수를 신세계에서 받았다. 이들이 부회장, 총괄사장 직함을 유지하며 권한을 행사하고 막대한 보수를 챙겨가지만 정작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면 유통업계의 경쟁사인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등기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00년부터 롯데쇼핑 등기임원으로 일했으나 2019년 국정농단·경영비리 혐의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지난해 초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황이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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