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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부동산에 집착···시행사 차리려 했다

[옵티머스 펀드사기]유독 부동산에 집착···시행사 차리려 했다

등록 2020.06.25 07:43

천진영

  기자

18년 2월 부동산 시행사로 변신시도 이혁진→김재현 수장 교체에도 투자 편중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탐욕과 공포가 공존하는 자산시장에서 투자자와 투자처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생각이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의 말이다. 2009년 4월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이라는 사명으로 출범한 이 회사는 지적재산권과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다. 글로벌 금융위기 끝자락에 등장한 옵티머스는 향후 10년 뒤 자산관리시장의 새로운 화두를 던진 곳으로 평가받았다.

1967년생인 이 전 대표는 자산운용업계 ‘기린아’로 통했다. 1993년 신영증권을 시작으로 마이에셋자산운용, CJ자산운용 등을 두루 거쳐 17년간 투자 경험을 키웠다. 국내 최초로 퍼블릭 골프장 펀드 등 부동산 펀드, 기타 지적 재산권 펀드, 엔터테인먼트펀드 등을 투자, 운용했다.

이 전 대표는 전반적 부동산 시장에 애착을 보였는데, 2009년 11월 에스크베리타스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 집합 투자업을 인가 받으면서 자산운용업을 시작했다. 취급하는 금융투자상품의 유형은 부동산 집합 투자기구로, 이 부문에 특화·전문화된 업무영역 구축을 위해서다.

출범 3년 만인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초갑 후보로 출마한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보수 기득권 지역인 서초 필승전략과 관련 “반포 베리타스타운 상가를 매입하면서 안정된 수익을 창출한 경험이 있다. 지역 개발이나 국가의 개발 사업에 있어 국내 자본을 효율적으로 접합시키기 위한 입법 과정에서의 역할을 호소하겠다”고 전했다. 서초구는 예술의 전당 등 콘텐츠 특구 지역으로, 이 전 대표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전문 운용 경험을 더해 시너지를 꾀할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서울시의 재건축 문제로 조합원들이 민주당 후보 낙선운동 돌입을 예고하면서 이 전 대표도 역풍을 맞았다.

선거에 낙마한 뒤 이 전 대표는 횡령 및 배임 의혹으로 해임 위기에 내몰렸지만, 우호 지분인 신영증권 덕분에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전 대표는 이후 2015년 사명을 AV자산운용으로 바꾸고 안종진 당시 부사장(전 신영증권 금융자산영업 담당임원)을 영입하는 등 자신의 기반을 구축해 나갔다. AV란 에스크베리타스의 줄임말이다.

같은 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등록해 사모펀드 운용사로 탈바꿈했다. 2017년 6월에는 김재현 옵티머스 현 대표가 취임하면서 또 한번 사명을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이후 공기업 매출채권 사모펀드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8년 이 전 대표의 횡령 및 배임 혐의가 금감원 조사결과 사실로 밝혀지면서, 이 전 대표는 최대주주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옵티머스운용 투자자들이 이 전 대표를 상대로 행사한 풋옵션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2018년 1월 공매로 넘어가게 됐다.

수장 교체가 이뤄진 옵티머스는 이후에도 강점인 부동산 부문을 필두로 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2018년 2월 자산운용사 최초로 부동산 시행사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업종 변경이 아닌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을 통해 간접적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SPC의 실질적인 시행 업무를 옵티머스가 담당하는 구조로 구상했다. 사측은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 운용 경험이 풍부한 만큼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옵티머스가 참여하려 했던 사업은 ‘2030청년임대주택’ 사업이다.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서울시가 대중 교통 중심 역세권의 민간토지에 공공과 민간임대주택을 지어 청년층에게 우선 공급하기 위함이다.

한편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모집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자금의 대부분이 부실 부동산 업체 등으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펀드’ 자금은 대부디케이에이엠,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엔드류종합건설, 라피크 등에 유입됐다. 해당 기업들은 부동산 및 건설업 관련 비상장사들이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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