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복병 만난 호텔신라···이부진, 성장세 이어갈 묘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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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대표 취임 10주년에 때 아닌 악재
신종코로나 영향 수직 성장세 다소 꺾일 듯
면세점 2곳 휴점···베트남 모노그램 오픈 시기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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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든 호텔신라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악재라는 복병을 만나며 위기에 처했다. 올해 대표이사 취임 10주년을 맞는 이 사장이 기회와 위기 때마다 승부수를 띄우며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것처럼 또 한 번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이 회사는 HDC아이파크몰과 용산에서 함께 운영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의 운영시간을 이날부터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로 변경, 기존보다 2시간30분 단축 운영한다.

이에 앞서 호텔신라는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방문이 확인돼 지난 2일부터 서울점과 제주점의 문을 닫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고객과 직원의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때 재오픈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하루 평균 매출이 80억~100억원, 제주점은 30억~50억원에 달하며 신라아이파크 면세점도 2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시내점들이 무기한 단축영업과 휴점에 들어가면서 호텔신라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호텔신라는 휴점과 단축영업 결정 직전인 지난달 31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밝히며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은 5조7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호텔신라의 매출액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959억원으로 전년보다 41.5%나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호텔신라가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것은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TR부문의 성장이 큰 몫을 했다. TR부문의 매출만 지난 한 해 5조원을 넘어섰다. 인바운드 여행사와 가이드에 방한 관광객 모객을 대가로 지급하는 알선수수료의 조정으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호텔신라는 알선수수료를 2016년~2018년 11~16% 수준을 유지했는데 지난해 1분기 8.0%로 줄인 데 이어 4분기에는 역대 최저 수준인 6.7%까지 떨어졌다.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 역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신라스테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0% 성장하며 서울신라호텔(5.3%), 제주신라호텔(5.3%)의 성장률보다 앞섰다. 신라스테이의 영업효율이 개선되면서 호텔&레저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20.8%나 늘었다.

그러나 대외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호텔신라의 올해 실적에는 먹구름이 꼈다. 상황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고, 국내 소비도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영업환경 변화로 TR부문은 수수료율을 또 조정할 수밖에 없고, 신라스테이 역시 투숙률 하락의 우려가 있다. 호텔신라가 처음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호텔 사업도 호텔 오픈 앞두고 신종 코로나 복병을 맞았다. 신라는 베트남 다낭에 세 번째 자체 호텔 브랜드 ‘신라모노그램’을 상반기 내 오픈할 예정인데 중국인 관광객의 증감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부진 사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호텔신라의 매출액은 이 사장이 2010년 말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9년간 무려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사장이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수 차례 위기 때마다 민첩하게 대응하며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 시켰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면세사업의 해외 진출이 있다. 이 사장은 일찌감치 해외 면세점 시장 문을 두드려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면세사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신라면세점은 2014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진출 이후 홍콩과 싱가포르, 인천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3대 허브공항에 면세점을 구축했고 태국 푸켓 시내 면세점, 일본 도쿄 시내 면세점도 운영 중이다.

신라면세점의 해외 사업은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2018년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목표했던 흑자전환은 이루지 못했지만 여전히 국내업체 중 가장 먼저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2022년까지 세계 3위의 면세사업자가 되겠다는 목표도 2018년 조기 달성했다.

2015년 15년만에 추가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를 따내기 위해 HDC현대산업개발과 손잡는 승부수를 던진 것도 이 사장의 대표적인 ‘승부수’로 꼽힌다. 당시 이 사장은 입찰에 참여한 기업의 오너 중 가장 많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호텔신라의 특허 획득을 진두지휘 하기도 했다. 또 이 사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제주신라호텔에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후에는 즉각 영업중단, 투숙객 응대 등 한발 빠른 조치를 취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사장은 올해 면세점과 호텔의 해외 진출에 방점을 두고 더욱 더 각별히 신경을 쓸 전망이다. 호텔신라의 두 사업 모두 전 세계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 사장이 내놓을 묘책에 관심이 모인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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