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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명 - 솟아날 구멍은 있다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현수명 - 솟아날 구멍은 있다

등록 2019.02.14 17:11

이석희

  기자

편집자주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는 한국 경제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대기업 창업자들부터 미래를 짊어진 스타트업 CEO까지를 고루 조망합니다. 이들의 삶과 철학이 현직 기업인은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현수명 - 솟아날 구멍은 있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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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동)자표’와 ‘기차표’를 기억하시나요? 60대 이상이 아니라면 들어보기조차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신발 산업에서는 전설과도 같은 이름들입니다.

지금은 추억이 되어버린 이 상표들을 만든 주인공은 화승그룹의 전신인 동양고무산업의 창업주 故(고) 현수명 회장.

1922년 충북 괴산 출신인 현 회장은 젊어서부터 형제들과 함께 서울에서 공장을 운영했는데요. 한국전쟁 발발과 1.4후퇴는 그가 부산으로 터전을 옮기는 계기가 됩니다.

그렇게 부산으로 온 현 회장은 1951년 형제들과 초량동의 유리공장을 인수, 동양고무공업소라는 이름으로 신발공장을 차립니다. 그러고는 마침내 ‘동자표’ 고무신을 세상에 내놓았지요.

동자표 고무신은 70여 개에 달했던 당시 경쟁업체들의 신발보다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승승장구합니다.

이후 1957년 동양고무산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꾼 뒤에는 품질에 합리적 가격을 더한 ‘기차표’ 고무신을 출시했는데요. 이 역시 큰 인기를 끌며 사업 번창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됩니다.

1960년대가 되면서 신발 산업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고무신을 대신해 화학섬유로 만든 신발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

현 회장은 변화의 흐름에 발을 맞추고자 화학섬유로 만든 러닝화를 생산했는데요.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던가요. 무리한 자본투입으로 회사는 경영난에 처하고 맙니다.

이로 인해 동양고무산업은 1966년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고, 결국 한일은행의 법정관리를 받게 됐는데요. 이듬해 현 회장은 690여만 원의 세금을 체납할 지경에 이릅니다.

와신상담하던 현 회장은 1969년 사람들을 모아 인천에 방계회사인 풍영화성을 설립, 다시 한 번 신발시장에 도전장을 내밉니다.

1974년 동양고무산업의 법정관리가 종결된 뒤 현 회장은 대표이사로 복귀합니다. 1975년에는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고유의 브랜드 ‘월드컵’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재기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지요.

이를 계기로 동양고무산업은 1978년 미국 나이키와 제휴를 체결하며 마침내 회생에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현 회장은 1977년 유명을 달리했기 때문에 회사가 다시 우뚝 서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자녀들이 물려받은 동양고무산업은 ㈜화승을 거쳐 화승그룹으로 바뀌며 IMF 등 수차례 위기를 극복, 단단한 중견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는데요. 아마도 끊임없이 솟아날 구멍을 찾아 뛰었던 현 회장의 재기 DNA가 그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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