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익스펜션 시대①]출격 노리는 네이버·넷마블·인터파크···진짜 인터넷은행이 온다

등록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인터넷은행法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
ICT 주력기업, 은행 사업 참여 저울질
신한·농협은행도 지분 투자 동참 유력
낮은 수익성·영업행태 문제 해결 필요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3·4호 인터넷은행이 탄생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ICT업계와 은행권 안팎에서는 새 인터넷은행 대주주 후보군들의 하마평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인터넷은행 특례법(이하 인터넷은행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오랫동안 여야가 격론을 벌였던 인터넷은행법은 9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16일 공포됐으며 공포 후 3개월이 되는 내년 1월 17일부터 시행된다.

인터넷은행법의 최고 쟁점사항은 비금융자본(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느냐, 즉 은산분리 조건을 얼마나 완화해주느냐였다.

결국 인터넷은행법에는 소위 ‘재벌’이라고 통칭하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은행 지분 소유는 원칙적으로 배제했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특수성을 감안해 정보통신기술(ICT)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에는 은행 문호를 열어주기로 했다.

따라서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이라고 해도 비금융 계열사 자산 합계를 ICT 계열사 자산과 나눈 값이 50%를 넘어갈 경우, 즉 기업 전체 자산에서 ICT 관련 자산이 절반 이상이 되는 기업은 ICT 주력그룹으로 판단해 은행 지분을 10% 이상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의 경우 주력 계열사로 SK텔레콤을 두고 있지만 SK텔레콤 이외 계열사 자산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인터넷은행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대주주가 되는 비금융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규제도 합리화해 현재 4%로 제한된 의결권 유효 지분 한도가 최대 34%로 늘어나게 됐다.

thumbanil 이미지 확대
현재 인터넷은행에 참여 중인 ICT 기업은 자산이 30조원을 상회하는 KT와 8조원을 넘는 카카오 등 두 곳이다. KT는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지분 10%(의결권 유효 지분 4%)를 보유 중이고 카카오 역시 카카오뱅크 지분 10%(의결권 유효 지분 4%)를 갖고 있다.

KT와 카카오는 지분의 규모를 늘리고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해 각 은행에 최대주주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사히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회사에 대한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사히 통과된다면 내년 초에는 3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경영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각 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선발주자로 나섰던 이들 기업 외에 후발주자로 인터넷은행 사업 참여를 고민하는 기업은 꽤 있다. ‘포털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네이버를 비롯해 게임 사업으로 꾸준히 사세를 불려온 넥슨, 넷마블 등이 현재 유력한 인터넷은행 참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네이버는 인터넷은행법 제정 이전부터 3호 인터넷은행의 유력한 참여 기업으로 꼽혀왔다. 자산 규모로나 기술의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은행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 중에서는 단연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인터넷은행법 통과 이후 인터넷은행 사업 참여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금융업 참여가 불러올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언젠가는 인터넷은행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 또한 인터넷은행 참여 가능성을 저울질해 볼 수 있는 회사들이다. 다만 이들 기업의 경우 네이버와 달리 콘텐츠 파급력이 게임 소프트웨어 사업 등에만 한정돼 있어 은행 사업에 참여한다고 해도 기존 콘텐츠와 연계할 수 있는 채널이 적다는 비판이 있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쇼핑몰 기업이자 전자상거래업으로 사세를 키워온 인터파크도 인터넷은행 참여가 유력한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인터파크는 과거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금융당국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한 적도 있지만 인가를 받지 못했다. 만약 이번에 참여한다면 재수(再修)가 된다.

인터넷은행도 엄연한 은행이기에 ICT 기업의 단독 참여로는 정상적인 은행 경영이 어려울 수 있다. 은행이 돈을 대고 은행의 영업 노하우를 전수해야만 은행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현존하는 제1금융권의 금융기관과 손을 잡아야 한다.

실제로 이미 영업 중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는 시중은행인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새롭게 출범할 인터넷은행의 동업자로 나설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다만 은행이 ICT 기업보다 전면의 위치에 나선다면 기존 시중은행과 다를 것이 없다고 보일 수 있으므로 10% 안팎의 지분 투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3·4호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한 긍정적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지만 오히려 새로운 인터넷은행 참여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시장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안팎의 전망이 우세하다. 인터넷은행의 취약한 수익성 때문에 따라붙는 비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절반의 성장에 그친 것은 법률적 한계도 있었지만 기존 시중은행의 영업 방식을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이라며 “진정으로 ‘은행권의 메기’로서 혁신 첨병의 역할을 해야 한다면 기존의 판을 흔들 만한 영업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 공유하기

관련기사

더보기
ad
최상단상단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