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이 뛴다|한국전력]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직접 참여 ‘총력’

최종수정 2021-02-0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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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직접 발전사업 선언
‘전기사업법 개정안’ 발의···“대규모 해상풍력 중점”
신재생에너지 전담조직 신설···해상풍력사업단 출범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길이 열릴지 관심다. 지난해 숙원인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관철한 한전은 올해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직접 참여’에 총력을 쏟는 분위기다.

김종갑 한전 사장도 신년사에서 이 사업을 거의 첫손에 꼽았다. 김 사장은 지난달 신년사에서 “친환경 저탄소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어가겠다”면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한국전력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발전 사업자들이 손쉽게 계통 연결을 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투자를 하고 전력망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망 중립성에 대한 사업자들의 우려가 불식되도록 보완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전은 2050년 이후에는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모두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가스복합 등 저탄소·친환경 해외 사업 개발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와 민간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거래소를 통해 사들여 되파는 구조로 돼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통해 제한적인 범위에서 우회적으로 참여해왔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동일인에게는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허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1년 발전과 판매를 분리한 전력 산업구조 개편 당시 판매 시장을 독점하는 한전이 발전 시장까지 진출할 경우 공정한 경쟁을 해칠 것을 우려해 이를 막기 위한 법적 장치를 둔 것이다.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허용하기 위한 의원 입법은 지금까지 세 차례 이뤄졌다. 개정안의 골자는 시장형 공기업(한전)이 대통령령으로 정한 재생발전사업에서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허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전이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시설을 직접 운영하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21대 국회 들어선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이 재차 같은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신재생 발전이 지나치게 소규모 사업자에 국한돼 있어 시장 자체의 규모가 크지 않고 기술력마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자 정부도 ‘조건부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정치권에서 한전의 신재생 발전 사업 참여를 추진한 것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와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대형 에너지 공기업의 참여가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4년까지 신재생 발전설비 78.1GW(발전설비 비중 40%)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과 같은 민간 중심의 1MW 이하 소규모 발전설비 구축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새로운 먹거리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해 온 한전의 의지도 크게 작용했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참여할 경우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동접속설비, 발전사업단지 등 인프라 구축을 통해 민간 사업자들의 사업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기술력과 자금 조달 역량 등을 활용한 발전 원가 절감으로 한전의 재무 상태가 좋아지고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 한전의 설명이다.

일단 한전은 신재생발전소를 위한 전력망 건설에 거액을 투입할 방침이다. 한전은 신재생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력망에 연결하기 위한 변압기·변전소·송전선로 건설에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총 8조2832억원을 투입한다.


또 신재생 발전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면 서남해(460MW), 신안(1500㎿) 등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해상풍력사업단’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사업총괄본부 산하 부서로 최근 단장 인사를 했고, 현재 11명이 소속돼있다.

일각에선 최근 발의된 ‘전기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염두에 두고 전담 조직을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전은 이에 대해 “확대 해석”이라면서도 “민간이 참여하기 어려운 공공주도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력 그리드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재생에너지 특별대책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재생에너지 접속이 지연된 곳에 송전망을 건설하고 매월 김종갑 한전 사장이 이를 점검하는 등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전력그리드 부사장은 태양광과 풍력협회 등 재생에너지 유관기관과 최소한 월 1회 주기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한전의 신재생 발전 사업 진출 시도와 맞물려 발전 자회사 노조를 중심으로 한전 그룹사를 재통합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발전 자회사들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중복·과잉 투자를 해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재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전과 발전사들은 ‘한전산업개발 지분 인수’ 자문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한전산업개발은 1대 주주인 한국자유총연맹이 31%, 2대 주주인 한전이 2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자문 용역을 통해 자유총연맹이 보유한 지분 인수를 위한 합리적인 인수 비용 등을 검토해보겠다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에서 추진하는 천연가스 복합발전 프로젝트 수주전에도 뛰어들었다. 우즈벡 정부는 지난해 12월 이 사업의 입찰안내서(RFP)를 한전에 발급했다. 해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한전 입장에서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이번 사업 수주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원가연계형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국제 연료가격에 따라 출렁이던 한전의 경영 실적이 안정을 찾을지도 주목된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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