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경영권 분쟁④]박찬구 회장, 박철완 상무 전쟁선포 방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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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측, 사외이사 추전·배당확대 등 요구
박 회장 경영권 위협 안돼···장기전 가면 우려
인정 받는 후보 섭외, 사내·외이사 비중 조율도
전원 사외이사 감사위원, 1인 사내이사 교체 방법
기관투자자 직접만나 설득···자사주 활용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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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조카의난’으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박철완 상무의 공격은 당장 경영권을 뺏길 수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경영권 찬탈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만큼, 박찬구 회장의 방어책에 관심이 쏠린다.

박철완 상무는 오는 3월 열리는 금호석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와 감사 추천, 배당 확대 등의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자신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와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리라는 게 골자다.

박찬구 회장 측은 우선 이사회를 열고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금호석화는 지난 2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번 주주제안의 내용과 최근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뒤 관계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도 “(박철완 상무가)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사측이 거절 의사를 에둘러 밝힌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더욱이 최근 3년간 배당 규모가 꾸준히 확대된 만큼 ‘짠물배당’ 오명도 씻은지 오래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보통주 1500원, 우선주 1550원 총 409억원 가량을 배당에 썼다. 순이익 기준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박철완 상무 측은 주주제안 가처분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 전에는 결론이 날 전망이지만, 박찬구 회장 측은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셈이다.

박철완 상무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자리를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금호석화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7인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철완 상무가 내세운 인물들이 공석이 된 사외이사 4석 전부를 차지하더라도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큰 위협은 아니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 측에서는 분쟁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호석화의 임기 만료 사외이사 4인 중 정운오·이휘성·송옥렬 이사는 재연임이 가능하다. 다만, 장명기 이사는 임기 6년 제한에 걸리게 되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하다. 박찬구 회장 측은 시장의 충분한 인정을 받는 후보를 섭외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정원은 최대 10명이다. 사외이사는 최소 3인 이상이고, 이사 총 수의 과반수여야 한다.

박찬구 회장은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6명으로 비중을 조율할 수 있다. 사내이사 선임도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사내이사 선임은 대주주와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을 적용받지 않는다.


박찬구 회장 측은 14.87%, 박철완 상무는 자신이 보유한 10.00%와 결탁세력으로 추정되는 IS동서 3~4%까지 더해 총 14% 안팎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우호 지분만 확보한다면, 측근을 이사회에 합류시키는 방안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

임기가 만료하는 정운오·이휘성 사외이사 2인은 감사위원도 맡고 있다. 현재 금호석화 감사위원회는 4인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박찬구 회장은 감사위원 1인을 사내이사로 돌리는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 임기가 남은 감사 2인은 현재 사측으로 분류되는 만큼, 박찬구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우호지분 등을 살펴본 결과 45%의 지분을 들고 있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가 사실상 캐스팅보트다. 박 회장은 2019년 사내이사 연임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을 당시 기관투자자를 찾아가 전년 실적에 대한 설명과 향후 경영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박찬구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며 우호세력을 형성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자사주 18.35%를 외부 세력에 넘기는 방안도 있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한다. 하지만 외부세력으로 넘기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3%룰 적용을 피하기 위해 최소 7개의 회사에 각각 3% 미만의 지분율을 쪼개 파는 방법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말 3월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명부가 폐쇄된 만큼, 당장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에 위협을 줄만한 변화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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