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법정 구속에 갈길 잃은 뉴삼성...투자전략 등 재조종 불가피(종합)

최종수정 2021-01-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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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앞으로 1년6개월 전문경영인 체재로
코로나19에 불확실성 커진 상황에서 李 구속
대규모 M&A 등 의사결정 소극적 변화 불보듯
재계 “글로벌 경쟁서 뒤쳐질 가능성” 한목소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돼 삼성은 당분간 투자 계획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인수합병(M&A) 또는 대규모 투자는 총수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이라 이 부회장의 구속 여파가 내년까지 신규 투자에 발목을 잡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법정구속으로 지난 2018년 1년여 수감을 제외한 1년6개월 간 수감 생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이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밝힌 ‘뉴삼성’ 실천도 당분간 힘들어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계획한 일정은 예정대로 연 평균 10조원 이상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새롭게 발굴해 낼 신규 투자나 해외 기업 인수 등 모멘텀을 일으킬 만한 대규모 투자 결정은 총수 부재에 따른 어려움이 따르지 않겠냐는 게 재계 안팎의 전문가들 관측이다.
이날 재판부는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에 대해 “실효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고, 양형 조건에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충격에 휩싸였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이 부회장이 4년여에 걸쳐 국정농단 재판을 끝마쳤으나 올해부터 경영권 승계 혐의 재판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자칫 잃어버린 10년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등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투자 확대 기조 속에서 기술력 우위를 다지지 못하면 시장 경쟁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TSMC는 올해 30조원 규모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며 삼성전자와 격차 벌리기에 나섰으나 삼성은 보수적인 경영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대 그룹을 중심으로 최근 인수합병(M&A)이 활발하고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시기인데 당분간 투자는 올스톱 될 것 같다”고 삼성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외신들은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면서 관심 있게 사건을 다뤘다.

블룸버그통신은 “수년간 이어지며 정경유착에 대한 격한 분노를 불러온 뇌물재판에서 극적인 결론이 나왔다”면서 “삼성의 최고 결정권자가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경쟁자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수감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전략 행보와 대규모 투자를 멈춰세우거나 어렵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도 “삼성전자가 경쟁자들을 추월하려고 분투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주요 의사결정에서 물러나 있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경제계는 재계 1위 삼성 총수의 반복된 법정구속 소식에 일제히 우려의 뜻을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삼성이 한국과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판결에 따른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며 “장기간 리더십 부재가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경영 공백으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져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 경영에 강한 삼성이 각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 체제 속에서 당분간 소극적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사업 전환기를 맞이면서 기업 내부의 자원을 활용하는 시스템 경영보단 ‘M&A 경영’이 많아졌고 구글 등 미국의 기술 회사들은 M&A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삼성은 비유기적 성장 측면의 의사결정이 어렵게 되면서 내부 자원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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