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기관 매도의 ‘비밀’...금융투자의 ‘선물 갈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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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7조 사들일 때 기관 6조 순매도...금융투자 매도 비중 50% 육박
선물 매수 위해 연말 배당향 물량 청산...만기까지 1조 이상 출회 예상
삼성전자 특별배당 확정 안 돼 변동성↑...”금융투자 매매방향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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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를 등에 업은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관의 무자비한 매도세가 눈에 띈다. 기관이 최근 3거래일간 3조원 넘게 물량을 쏟아낸 중심에는 ’금융투자‘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는 고평가된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사들이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1일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으며 4조5000억원(코스피)을 순매수했다. 이는 기존 개인 순매수 최대기록인 2조2205억원을 두 배 가량 뛰어넘은 수치다. 하지만 기관은 3조7000억원 가량을 팔아치우면서 역대급 공방전이 펼쳐졌다.

개인과 기관의 치열한 혈투는 다음날인 12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개인은 2조312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6189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의 기록적인 순매수세에도 기관의 매도 공세에 가로막히면서 코스피는 11일과 12일 모두 소폭 하락 마감했다.
지난 8일부터 3거래일간 기관이 순매도한 물량은 6조6150억원에 달한다. 눈여겨볼 점은 기관계 가운데 ’금융투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금융투자는 같은기간 총 3조1433억원을 쏟아냈는데, 이는 기관계의 47.5%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투자는 지난 12일에만 9400억원을 순매도하며 기관투자자 현물 순매도의 중심의 된 모습이다.

금융투자가 새해 들어 현물을 대거 순매도 한 건 연말 배당 차익거래의 되돌림 성격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금융투자는 연초마다 배당향 현물 순매수를 청산했는데, 이 같은 경향이 올해에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들어 금융투자가 매일 1조원 내외의 매물을 출회해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하는 변수가 되고 있다”며 “금융투자는 연말에 배당연계 매수차익거래로 대규모 주식매수를 진행하고 연초에는 보유 주식을 청산하는 매매를 반복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투자의 주식매매는 미니선물의 시장조성 역할에서 발생하는 헤지거래 또는 ETF 차익거래 등으로 발생하는 선물 매매”라며 “선물매도-주식매수 또는 선물매수-주식매도의 차익거래 형태”라고 덧붙였다.

기관계는 시장의 방향성을 갖고 거래하는 주체지만, 이 가운데 금융투자는 차익거래 위주의 매매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차익거래란 고평가된 것을 팔고 저평가된 것을 사들여 위험없이 차익을 얻는 것을 뜻한다. 특히 차익거래는 배당수익이 중요한 만큼 금융투자는 연말 배당락일 전까지 배당주를 매수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하지만 새해 들어 현물이 고평가되면서 금융투자는 연말 배당향 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이다. 만기일에 현물과 선물의 가격이 똑같아지는 만큼, 저평가된 선물에 투자해야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익거래는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금융투자의 현물 매도는 1월물 만기일을 앞두고 유리한 쪽으로 투자전략을 가져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멍했다.

이어 “금융투자의 올해 배당향 자금 유입은 4조원으로 추정되며, 추가로 출회될 수 있는 현물 규모는 1조원 내외”라며 “금융투자의 현물 순매도가 한 차례 더 지수 변동성 확대를 촉발할 수 있겠지만 매물 소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흔들림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가 지난해 4분기에 설정한 배당연계 주식매수 물량을 연초에 청산하려면 선물의 저평가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처럼 선물의 베이시스(현물과의 가격 차)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오갈 경우 금융투자에 의해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금융투자의 매매방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전균 연구원은 “1월물 파생만기일인 14일에는 일시적으로 금융투자의 매도청산이 집중될 수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가 특별배당 규모를 확정해 선물 베이시스가 재평가되기 전까지는 금융투자의 불규칙한 매매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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