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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전도사’ 최태원, 친환경에 승부수 걸었다

[재계 ESG 경영|SK]‘ESG 전도사’ 최태원, 친환경에 승부수 걸었다

등록 2021.01.11 07:54

수정 2021.03.04 11:06

이지숙

  기자

일찌감치 ‘ESG 경영’ 강조···친환경·사회적 가치 앞장2018년부터 주요 계열사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 공개일부 계열사 담합 행위,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미흡

지속가능경영은 모든 기업이 추구해야할 필수 경영방침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를 근거로 투자처를 결정하고 있는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으로 작용하는 기업 지배구조의 중요성은 향후 더 강조될 전망이다. 그룹 총수들도 앞다퉈 ‘지속가능성’, ‘환경’, ‘기후’를 언급하는 빈도 수를 늘리고 있어 올해 기업들의 ESG 경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편집자주]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국내 기업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은 오래전부터 관련 조직을 만들고 이에 대한 투자에 나서며 ‘ESG 리더’, ‘ESG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최 회장은 공식 석상에서도 매번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상하이 포럼에서도 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측정 및 보상 수단의 진화발전, 공감에 기반한 사회적 포용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신뢰받는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며 “ESG 가치 측정 체계가 고도화 할수록 기업들의 경영전략 및 행동 변화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최 회장의 신념게 발맞춰 SK그룹의 각 계열사에서도 발 빠르게 ‘ESG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ESG 전도사’ 최태원, 친환경에 승부수 걸었다 기사의 사진

◇E(환경):한국 최초 RE100 가입···수소산업에 통큰 투자 = SK그룹은 재생에너지, 수소 산업 진출 등으로 친환경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린다. 이로 인해 이미 수 많은 사회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등 SK그룹 8개 관계사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RE100에 가입 대상이 아닌 SK E&S, SK에너지, SK가스 등도 RE100에 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RE100은 발전이나 정유, 석유화학, 가스 등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는 가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SK그룹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SK는 지난달 SK이노베이션, SK E&S 등 전문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SK㈜의 자회사인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톤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설비를 건설해, 수도권 지역에 액화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SK E&S는 대량 확보한 천연 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25만톤 규모의 ‘블루 수소’도 추가로 생산한다.

또한 SK는 올해 첫 투자처로 글로벌 수소 기업인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의 지분 9.9%를 취득하는 등 수소 사업 본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5월 전사 성장전략으로 2030년까지 환경 긍정효과가 환경 부정영향을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린밸런스 2030’을 전사 성장전략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2월에는 이사회 산하 전략위원회를 ‘전략·리스크 관리위원회’로 재편하고 기존의 경영 전략, 투자·재무 관련 검토에 더해 환경·안전보건 이슈와 회사가 당면한 주요 리스크 전반의 관리 감독 기능을 보관하기로 했다.

◇S(사회):‘사회적 가치’ 계량화해 성과평가에 반영 =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경영원칙으로 설정하고 인사 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옥중 집필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다. 이후 최 회장은 2016년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며 소위 ‘더블 보텀 라인’ 경영을 시작했다. 당시 SK 주요 계열사들은 ‘기업 핵심 가치’로 정관에 적혀 있던 ‘이윤 창출’을 삭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적시했다.

지난해에도 SK그룹은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개정하고 고객, 주주, 사회 및 비즈니스 파트너로 이해관계자 범위를 확장하며, 함께 추구해야 할 이해관계자 행복을 ‘사회적 가치’로 개념화했다.

2019년부터는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 핵심성과지표(KPI) 가운데 사회적 가치 비중을 50%까지 늘리기도 했다. 이를 위해 SK는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구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주요 관계사는 2019년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일반에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3조5888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SK텔레콤은 1조8709억원, SK실트론은 3169억, SK머티리얼즈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1392억, 1717억원을 기록했다.

단 ESG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2020 상장기업 ESG 분석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단통법 위반 행위를 지적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서스틴베스트의 ESG 평가에서 2018년 A등급을 받았으나 2019년과 2020년 모두 BB등급을 유지했다.

서스틴베스트는 “SK그룹은 자체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우선 순위에 놓고 있으나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용자를 차별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불공정행위는 SK텔레콤의 사회적 가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 추구와 윤리경영이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도록 실질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G(지배구조):거버넌스위원회 신설···투명성 업그레이드 =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서도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SG 관련 요인 중 지배구조는 지속가능성의 원천이며 척도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SK그룹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와 글로벌성장위원회를 없애고 거버넌스위원회와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다. 거버넌스위원회의 경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요 계열사 SK하이닉스도 지난해 9월 이석희 사장 직속의 ESG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으며 SK텔레콤도 지난해 7월 CEO 직속 조직인 ‘지속가능경영 TF’를 만든 바 있다.

SK그룹은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높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M&A에 나설 경우 피인수 기업의 지분 100%를 취득해야 하는 만큼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2018년 박 부회장이 제안한 ‘SK텔레콤 중간지주사’에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독립적인 이사회 경영의 지표가 되는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의 경우 다수 계열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20곳을 분석한 결과 SKC솔믹스, SK디앤디, SK렌터카, SK케미칼, 인크로스, 부산도시가스, SK건설 등 절반 가까운 9곳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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