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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희망퇴직 스타트···보험업계도 구조조정 확산

은행권, 희망퇴직 스타트···보험업계도 구조조정 확산

등록 2020.12.14 17:08

수정 2020.12.15 08:16

장기영

,  

주현철

  기자

농협은행, 지난달 특별퇴직 신청 503명 몰려국민·신한銀 등 이달 또는 내년 초 신청 접수 푸르덴셜생명, KB금융 편입 이후 첫 희망퇴직신한·오렌지도 통합 전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5대 시중은행 희망퇴직자. 그래픽=박혜수 기자5대 시중은행 희망퇴직자. 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 속에 연말연시를 맞은 금융권에 대규모 감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은행권은 지난달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빠르면 이달 또는 내년 초에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 업무 디지털화와 점포 통·폐합 등으로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면서 희망퇴직자 규모는 예년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역시 초저금리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인수·합병(M&A)에 따른 통합 문제가 맞물려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자회사 편입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푸르덴셜생명에 이어 내년 7월 통합을 앞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감원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특별퇴직 신청에 직원 503명이 몰렸다.

이는 지난해 356명보다 147명 늘어난 것이다. 대상자는 1964년 출생한 만 56세 직원이다.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이 신청할 수 있는 일반직원 대상 명예퇴직의 경우 만 40세인 1980년생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농협은행은 올해 특별퇴직 보상액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만 56세 직원에게 월 평균 임금 28개월치, 10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직원에게 20개월치를 일괄 지급했지만, 올해는 만 56세 직원은 월평균 임금의 28개월치를 주고 1965년생과 1966년생은 각각 35개월, 37개월치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빠르면 이달 중이나 내년 초에 노사 합의를 거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들 은행은 통상 12월에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 이상 임원 대상 인사를 하고, 희망퇴직으로 중간급 직원을 정리한 뒤 그 빈자리를 채우는 승진 인사가 연초에 이뤄진다.

은행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 활성화로 은행에 필요한 인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은행들은 더 좋은 퇴직 조건을 내걸며 적극적인 인력감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점포 수도 줄고 있어 은행의 ‘몸집 줄이기’는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4년간 주요 은행에서 희망퇴직으로 줄어든 인력은 1만 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4대 은행의 희망퇴직 인력은 약 17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은행은 매년 말 임금피크제에 접어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연초에 명예퇴직을 실시해왔다. 올해 초 460명의 직원을 내보낸 국민은행은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임금피크 기준이 만 55세였는데 올해는 만 56세로 변경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초 근속 15년 이상 직원 가운데 부지점장 이상 직급의 일반직에선 61년 이후 출생자, 4급 이하 일반직 중에선 64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올해 초 명예퇴직으로 총 250명이 은행을 떠났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임금피크 특별퇴직으로 277명, 준정년 특별퇴직으로 92명 등 총 369명의 직원이 명예퇴직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총 63명이 명예퇴직을 했는데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 퇴직자가 대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64~65년생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을 접수한 결과 300여명이 신청했다.

지방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역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주요 대상자는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인 만 56세, 1964년생이지만 대리급 이상 일반 직원 대상으로까지 신청 가능 대상을 확대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올해 한 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4월 40여명, 경남은행은 지난 10월 말 9명을 대상으로 했다.

DGB대구은행 또한 만 56세 직원 1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추가로 받았다. 지난 7월에는 31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해 올해 명예퇴직 대상자는 총 41명이다.

올해 상반기 이미 한 차례 감원 한파가 몰아쳤던 보험업계도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 자회사 편입 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구조조정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오는 16일까지 1976년 이전 출생 또는 2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올해 9월 KB금융 자회사 편입 이후 첫 희망퇴직이다. 1989년 미국계 생명보험사로 설립된 지 30여년만에 첫 대규모 구조조정이기도 하다.

푸르덴셜생명은 퇴직자들에게 근속 연수 등에 따라 기본급 27~36개월치와 함께 별도의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푸르덴셜생명의 희망퇴직은 향후 KB생명과의 통합을 위한 사전 인력 구조조정 작업으로 풀이된다.

실제 KB생명 역시 지난 10일까지 1966~1976년생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모회사 KB금융은 당초 2년여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비용 효율성 개선을 위해 통합 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9월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직원 수는 각각 557명, 342명으로 총 899명이다.

두 회사의 통합 이후 업무 중복 해소와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저금리 지속에 따른 보험업계 전반의 경영환경 악화도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보험업계는 손익구조 개선과 인사 적체 해소 등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악사(AXA)손해보험 등 3개 보험사가 희망퇴직을 실시해 총 240명이 퇴사했다.

지난 5월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 한화손보는 1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현대해상은 같은 달 만 45세 이상 또는 근속 2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80여명이 퇴사했다.

지난해에는 롯데손해보험이 12월 근속 1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텔레마케팅(TM) 상담직 직원 33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 생명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은 올해 5월부터 기존 공로휴직제도에 전직형 공로휴직제도를 추가했다. 전직형 공로휴가제도는 대상을 근속 20년차 이상으로 확대하고 2년치 연봉 수준인 전직지원금의 80%를 일시 지급해 선택 폭을 넓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의 희망퇴직 실시로 가장 비상이 걸린 것은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직원들이다.

내년 7월 신한라이프로 통합하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직원 수는 각각 1243명, 752명으로 총 1995명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역시 통합 전 희망퇴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을 모두 고용해 통합하더라도 이후 구조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신한생명 직원들은 대부분 공채 출신인 반면, 오렌지라이프 직원들은 대부분 외부 경력직 출신이다.

신한생명의 경우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인 2018년 12월 근속 2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30여명이 퇴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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