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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의 몽니?···셀트리온 팔라는데

[Why]외국계 증권사의 몽니?···셀트리온 팔라는데

등록 2020.12.11 15:03

수정 2020.12.11 16:19

고병훈

  기자

코스피 3200 간다는 JP모건 “셀트리온은 피해야 할 종목”현 주가 대비 절반 수준 목표가···공매도 숏커버링 의혹도‘공매도 전쟁’ 치른 셀트리온···“보고서 짜맞추기식 구성”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셀트리온을 향한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부정적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 우리 증시에 대해선 연일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서는 줄곧 ‘매도의견’을 제시했다. 왤까? 왜 그토록 박한 평가가 그치지 않는걸까.

세계적인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8일 내년 코스피 지수의 최상단을 3200포인트로 높여 잡았다. JP모건의 예상치는 전날 코스피 지수 종가(2746.46포인트) 대비 17%가량 높은 수준이다.

JP모건은 “내년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특히 높다”며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시중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서는 투자를 피해야(avoid) 할 종목으로 꼽았다. JP모건은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시장점유율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며, 목표주가로 셀트리온 21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 7만8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두 회사의 전날 종가 대비 각각 41.7%, 50.3%나 낮다.

JP모건의 보고서가 나온 직후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매물이 대량으로 출회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보고서가 나온 8일 셀트리온 주식을 47만4835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56만406주 순매도했다. 같은 날 셀트리온은 13.26%,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6.71%로 큰 폭 하락했다.

또한, JP모건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도 셀트리온 ‘때리기’에 가세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셀트리온에 대해 ‘언더퍼폼(시장수익률 하회)’ 의견 및 적정주가로 19만2000원을 제시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달에만 두 차례에 걸쳐 내놨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제시한 적정주가는 셀트리온의 전날 종가(36만원)보다 46% 낮은 수준으로 사실상의 매도 의견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의 셀트리온 때리기와 그에 따른 주가 하락은 연례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튀어나온다. JP모건은 지난 9월 9일 보고서에서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양사 모두 ‘비중축소’, 목표주가는 각각 19만원, 7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당시 셀트리온 주가의 40%,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의 30% 수준이었고 보고서가 나온 날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 대비 6.13% 하락했다.

지난 2018년 8월 13일에는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의 절반 수준인 14만7000원으로 제시하자 셀트리온의 주가가 4.23% 내린 바 있고, 같은 해 1월 18일에는 독일계 대형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8만7200원으로 제시해 이틀 만에 주가가 12.12% 급락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17년 10월 18일에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셀트리온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축소’, 목표주가로 당시 주가(19만17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8만원을 제시했고, 다음 거래일인 19일 셀트리온 주가는 8.80% 떨어졌다.

하지만 당시 모건스탠리는 공매도 잔고가 상장 주식 수 대비 0.5% 이상인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였던데 따라 공매도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JP모건의 보고서 역시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을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갚으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공매도 노하우, 막강한 정보력, 대규모 자금력 등을 갖추고 있는 반면 개인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외국인과 기관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한다.

그러나 공매도는 주가 하락 시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셀트리온의 경우처럼 주가가 오르게 되면 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숏커버링을 해야 한다. 숏커버링은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예측과 다르게 계속 오를 경우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매수해 되갚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초부터 전날까지 약 한 달간 셀트리온 3사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78.3%에 달한다. 이 기간 셀트리온이 24만4500원에서 36만원으로 47.2%,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84.1%, 103.7% 뛰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5위(우선주 제외)와 코스닥 1, 2위 종목들이 단기간에 이 정도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다만, 현재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비중이 코스피 전체 3위에 해당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기간 공매도 세력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대량 보유자로 보고서 발간 주체인 모간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메릴린치인터내셔날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로 골머리를 앓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2008년 상장 후 10여 차례 공매도 세력에 의한 루머와 집중적 공매도에 시달렸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외국인의 공매도 투자를 비판하며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9월 JP모건이 당시 주가 대비 현저히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보고서에 대해 셀트리온은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두 차례나 입장문을 내고 “경쟁사 대비 부정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짜맞추기식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맞서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JP모건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유리하게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합병에 대한 비합리적 추정으로 인해 서정진 회장 개인 및 기업의 명예 훼손이 우려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편, 국내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셀트리온3사에 대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등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셀트리온 목표주가를 27만6500원에서 4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셀트리온 목표주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외에도 신영증권, 흥국증권 등이 40만원대 목표가를 제시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 출시, 다케다 Primary Care APAC 사업부 인수 효과로 외형과 수익 성장이 전망된다”며 “공격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내년에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품목들의 꾸준한 성장과 신규 사업 부문 수익 증가로 2021년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성공시 국내외 판매를 통한 추가 수익 창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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