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점유율만 70%···항공권 가격 오를까

최종수정 2020-11-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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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C 2개사 국제선 점유율 40% 육박
외항사 제외하면 70%로 독과점 우려
운임, 항공협정으로 상한선 걸려있어
정부 차원 운수권·슬롯 배분 제약 검토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지붕 아래 놓이게 되면서, 항공운임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시장을 독과점하는 구도인 만큼, 당장 운임 인상을 저지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16일 오전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에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 이번 회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참석했다.

산은은 한진칼에 총 8000억원을 출자하고, 한진칼은 대한항공이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내년 2월 실시하는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이 돈을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넘겨받아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시장은 한진그룹 소속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주도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대한항공이 23%, 아시아나항공이 19% 합산 42%이고, 국제선 점유율은 총 37% 수준이다.

외국항공사(외항사) 비중을 제외하면 두 항공사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커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합산 국제선과 국내선 점유율은 각각 70%와 60%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을 견제할 다른 대형항공사(FSC)는 전무하고, 저비용항공사(LCC) 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중장거리 노선 위주로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대한항공이 30년간 독점 운영해 온 인천~몽골 노선의 경우 비수기 운임은 평균 60~70만원 수준이었지만, 성수기 시즌인 여름에는 1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추가 운수권을 따내면서 평균 운임은 최대 20% 가량 낮아졌다. 항공사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수록, 운임이 하락하는게 일반적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당분간 자회사 체제를 유지하다 합병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중복 노선을 제외한 노선은 기존 체제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지배를 받는 만큼, 고가 운임 전략을 펼치더라도 소비자가 대응할 방도가 없다는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소비자 운임이 크게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객이나 화물 운임은 조인트벤처(JV)나 공동운항(코드쉐어) 등 글로벌 항공사와의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 외항사와 경쟁하고 있어 가격을 함부로 올릴 수 없고, 항공협정에 의해 상한선이 설정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한항공 측은 “양사가 통합하더라도 가격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오히려 통합 효율성으로 노선이 다양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독과점 폐해를 방어할 선제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 놨다. 현행 관리방식에 운수권 배분할 때 단독노선 운임평가 항목 배점을 상향하고, 슬롯을 배정할때도 과도한 운임설정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외항사가 취항하지 않는 완전 단독 노선일 경우에는 운임 인상 여지는 열려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운임 인상으로 일부 상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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